미국 FBI의 허술한 스파이관리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1:20:00
요즘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CIA가 심각한 지경에 까지 이르더니, 이번에 FBI의 무능이 도마에 올랐다.

24일 미 법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계 여성정보원이 중국의 이중첩자이며, FBI 요원과 20년간 연인관계를 유지, 육체적 관계 등을 통해 미국의 기밀을 빼내왔을 것이라는 수많은 경고를 무시했다 한다.

글렌 파인 조사관은 이날 이중간첩 혐의로 기소중인 중국계 미국인 '카트리나 륭(중국명 陳文英) '은 중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 18년간 FBI로부터 170만달러나 받아챙겼으며, 또 FBI가 지난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 카트리나의 이중 스파이 활동에 대한 우려 사항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카트리나는 중국 정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FBI 로스앤젤레스(LA) 지국 소속의 제임스 스미스에 의해 처음 발탁되었으며, 그들은 지난 20년간 잠자리를 같이하는 사이였고, 스미스를 통해 미국 정부의 민감한 문건들이 중국측에 새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FBI 자체 조사관들은 1990년대 초기에 2건의 심각한 사건을 감지했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카트리나는 FBI의 승인없이 중국에 미국 관련 기밀정보를 수집해 전달한 혐의를 받아 2003년 체포되어 현재 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이민자로 구성된 나라이다. 미국이 냉전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면서 각국의 스파이 활동이 강화된 것이다. 미국의 정책을 사전에 알고 대응하고, 미국의 각종 선진 기술과 무기를 배울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럴 경우 이민을 간 동포를 활용하는 것 만큼 유리한 스파이 활동은 없다.

이런 문제가 중국계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일본도 그랬고, 이탈리아 등 유럽 출신의 이민자들도 자주 자신들의 고국의 스파이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FBI가 자체 조사로 이런 사실을 발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어차피 정보수집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중 스파이 활동을 일부 용인할 수 밖에 없고, 미인계나 사적인 관계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FBI가 조치만 제때에 취하거나, 스미스요원에게 정보 누설의 수위를 조절하게 하거나 역정보 제고 등의 정보전략을 수립하여 행동하게 하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여간 영화에서나 보는 일이 현실에 나오니 조금 얼떨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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