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정원 채용 준비방법 ⑬ 면접을 대비하는 자세 - 민진규 교수(합격의 법학원)
공무원수험신문 · 고시위크 | 2018.11.05 17:34 입력
민진규.jpg
▲ 합격의 법학원 국정원 직무마인드 전임 민진규 교수
세계 최고 정보기관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모사드(MOSSAD)는 1990년대 조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비밀채용 대신에 공개채용을 선택했다. 언론에 채용공고를 하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지원자가 스스로 채용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모사드의 채용 사이트를 방문하면 이스라엘 국민이 아니더라도 지원할 수 있다. 재외에 거주하고 있는 유태인도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간단한 질문을 거쳐 개인신상, 학교와 외국어, 군대 경험, 직업, 해외여행 내역 등에 관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질문은 자신의 성향, 취미활동, 의사결정 방식, 지적 호기심, 개인적 능력, 모사드에 지원하는 이유, 동기부여 방식, 여행방식, 인생의 목표 등에 관한 것이다. 모사드는 기초적인 질문과 신상정보를 통해 다수 지원자를 1차적으로 필터링(filtering)해 다음 단계로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공개채용을 채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수한 자원을 확보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많은 스타트업(start-up)이 생겨나면서 민간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애국심만으로 유능한 젊은이들을 국가정보기관으로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이스라엘 모사드, 미국 CIA, 미국 FBI, 미국 NSA 등도 한국의 국가정보원과 같은 방식의 면접과정을 거치는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채용 프로세스에 면접은 존재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현재 국가정보원이 진행하는 방식의 대규모 면접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채택한 면접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자.
국정원 표.jpg
▲ 면접 형식의 변천사
▶ 인성면접과 전문면접 모두 일반 공무원 면접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 13년 동안 경험에 비춰보면 국가정보원의 면접은 다른 공무원이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인성면접과 전문면접으로 구성돼 있다. 인성면접은 지원자의 인성, 전문면접은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 인성면접과 전문면접의 특징과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성면접은 지원자의 신상을 파악하고, 평상 시의 소양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면접의 종류는 1 : 1, 다 : 1 등의 형식이 있다.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면접관이 1명인지 혹은 1명 이상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인성면접은 지원자 개인의 성장 배경, 인성, 소양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가족관계, 학교생활, 친구 관계 등이 단골 소재이다. 또한 국가관, 공직관, 사회관 등 가치관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면접관이 무작위 질문을 하기 보다는 자기소개에서 작성한 내용을 최대한 참조한다. 국가정보원의 입사 목적, 장기적 목표,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한 경험, 사회를 위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사례 등이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항목이다.
면접을 가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작성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몇 번 읽어서 암기해야 한다. 자신이 자기소개서에 무슨 내용을 작성한지도 모르고 면접장에 가는 한심한 지원자가 돼서는 안 된다. 면접관도 ‘전지전능’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인성면접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인성면접을 먼저 치르고, 다음에 바도 전문면접을 진행해 종합점수를 환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성면접을 1차가 아니라 2차에서 실시하고 1차 전문면접을 통과하지 못하면 2차 인성면접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둘째, 전문면접은 지원자의 지식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PT면접, 토론면접 등의 방식이 동원되며 실무적인 면접에 해당된다. 지원자의 경험이나 향후 업무와 연관성이 높은 특정 상황을 제시한 후 비밀활동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위기 대처 능력도 평가한다.
PT면접은 특정 주제를 주고 프리젠테이션을 작성하도록 한 후 지원자가 발표한다. 발표 후에 면접관이 발표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방식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핵심을 잘 파악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PT면접은 오랜 기간 조직생활을 거친 사람도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에 토론면접은 약 10여명이 조를 구성해 사회자와 서기를 두고 토론을 진행한다. 사회자가 토론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서로 사회자를 하기 위해 경쟁하기도 했지만 반드시 사회자가 유리하지는 않다. 토론 진행을 매끄럽게 할 수 있으면 유리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불리하다.
PT면접과 토론면접 모두 면접관이 예리한 질문할 경우에 적절한 대답을 찾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면접관도 지원자가 모든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려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질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지, 질문자를 이해시키려고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이 체크 포인트이다.
전문면접에서 지원자의 전문지식을 평가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도 고차원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모두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지식을 전부 외울 수는 없다. 전문분야의 기초 지식에 관한 이해도만 탄탄하면 충분하다. 어학분야 지원자에게 말하기, 듣기, 쓰기, 독해 등을 요구하는 것은 기초적인 질문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인성면접과 전문면접으로 이뤄진 면접은 면접의 방식은 다양할지 모르지만 인성과 전문지식을 평가하는 측면에서는 다른 공무원 면접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원자의 대부분은 다른 시험도 준비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면접의 기초는 잘 다져져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정보원의 면접이라고 해도 특별하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국가에 대한 충성심, 헌신노력, 정보감각, 보안감각 등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 주종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 면접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국가정보원의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나면 면접이라는 채용 프로세스가 기다리고 있다. 면접에 익숙하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의 입장에서 정보기관의 면접은 두려움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지원자 모두 동일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하지도 않다.
면접이라는 과정이 필기시험에서 파악하지 못한 지원자의 내면과 심층지식을 확인하는 위한 절차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국가정보원 수험생이 알고 있으면 좋은 면접을 대비하는 자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면접은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당당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즉 면접관 앞에서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이후에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지원자의 성장배경이나 지적 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크게 우열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또한 면접관은 지원자를 평가하는 사람이지 ‘저승사자’가 아니다. 면접관의 표정을 관찰하거나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모색하는데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명의 면접관이 지원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면접은 개별 면접관의 태도나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의 흐름이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원자 자신이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면접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능동적인 태도가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데 유리하다.
둘째, 면접과정을 통해 자신의 국가관, 공직관, 사회관 등을 최대한 표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정보원도 지원자의 면면을 파악해 적합한 인재인지 판단하지만, 반대로 지원자도 국가정보원이 자신의 인생을 바쳐 근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조직인지 평가하는 것이 좋다.
지원자 대부분은 한국 사회에서 엘리트라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근무할 조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 국가정보원이 요구하는 가치관과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입사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과거 맹목적으로 국가에 충성하고 헌신하겠다는 큰소리로 말하는 지원자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위기에 직면해보지 않으면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말로 ‘죽음을 불사하겠다’는 식의 맹세는 큰 의미가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무조건 열심히 일하겠다’는 직원은 채용하지 않는다.
셋째, 면접관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자신이 근무할 수 있는 적합한 조직인지 평가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면접은 지원자의 입장에서 조직 내부의 선배들을 만날 수 있는 첫 경험이자, 조직의 특성이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면접관은 조직 내부에서 어느 정도 인품이나 지적 능력을 보유해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 중에서 선발한다. 일부 조직은 소양보다는 직급이나 경력에 비춰서 면접관을 선발하기도 한다.
외부 면접관도 지원자가 조직에 적합하지 여부를 판단할 능력을 갖췄다고 의뢰기관이 판단해 선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인사 관련 담당자나 조직의 책임자와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맡기도 하지만 합리적인 기준을 따랐다고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내부 면접관은 조직에서 유능하다고 인정을 받거나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담당한다. 능력은 업무추진 능력뿐만 아니라 정치적 행동 역량도 포함된다. 따라서 면접관의 질문 내용과 진행 과정을 관찰해 보면 조직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면접관이 조직의 얼굴인 셈이다.
넷째, 면접을 필기시험 준비하듯이 공부를 통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정답을 찾겠다는 발상은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평소의 소양과 실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지름길이다. 며칠간 벼락치기로 면접 전문가의 코칭(coaching)을 받는다고 단점이 장점으로 변하지 않는다.
면접을 당당하게 대처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평상시 자신이 갈고 닦은 소양이나 실력을 보여주면 충분하다. 개개인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면접 스킬(skill)이 자신에게 맞는지 전문가라고 해도 제시하기 어렵다.
‘천편일률’적인 모범답안을 외우고 연습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하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제스처와 답변 방식은 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배울 수 있는 ‘가공할 수준의 위력을 갖춘 무기’라기 보다는 작은 요령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지원자가 면접을 대하는 자세는 당당한 태도, 가치관의 표명, 면접을 통해 조직을 평가, 필기시험과 다른 차원의 준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면접은 지원자가 두려워해야 할 채용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을 파악하고 자신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과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참고로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면접관의 인상이나 질문 태도가 좋지 않은 기업이 계속 일하고 싶은 위대한 기업이었던 적은 없었다. 면접관의 모습이 10년 혹은 20년 후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제 모든 국정원 수험생이 두려움보다는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면접장으로 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계속 –
* 칼럼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민진규.jpg
▲ 합격의 법학원 국정원 직무마인드 전임 민진규 교수
세계 최고 정보기관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모사드(MOSSAD)는 1990년대 조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비밀채용 대신에 공개채용을 선택했다. 언론에 채용공고를 하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지원자가 스스로 채용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모사드의 채용 사이트를 방문하면 이스라엘 국민이 아니더라도 지원할 수 있다. 재외에 거주하고 있는 유태인도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간단한 질문을 거쳐 개인신상, 학교와 외국어, 군대 경험, 직업, 해외여행 내역 등에 관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질문은 자신의 성향, 취미활동, 의사결정 방식, 지적 호기심, 개인적 능력, 모사드에 지원하는 이유, 동기부여 방식, 여행방식, 인생의 목표 등에 관한 것이다. 모사드는 기초적인 질문과 신상정보를 통해 다수 지원자를 1차적으로 필터링(filtering)해 다음 단계로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공개채용을 채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수한 자원을 확보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많은 스타트업(start-up)이 생겨나면서 민간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애국심만으로 유능한 젊은이들을 국가정보기관으로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이스라엘 모사드, 미국 CIA, 미국 FBI, 미국 NSA 등도 한국의 국가정보원과 같은 방식의 면접과정을 거치는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채용 프로세스에 면접은 존재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현재 국가정보원이 진행하는 방식의 대규모 면접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채택한 면접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자.
국정원 표.jpg
▲ 면접 형식의 변천사
▶ 인성면접과 전문면접 모두 일반 공무원 면접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 13년 동안 경험에 비춰보면 국가정보원의 면접은 다른 공무원이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인성면접과 전문면접으로 구성돼 있다. 인성면접은 지원자의 인성, 전문면접은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 인성면접과 전문면접의 특징과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성면접은 지원자의 신상을 파악하고, 평상 시의 소양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면접의 종류는 1 : 1, 다 : 1 등의 형식이 있다.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면접관이 1명인지 혹은 1명 이상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인성면접은 지원자 개인의 성장 배경, 인성, 소양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가족관계, 학교생활, 친구 관계 등이 단골 소재이다. 또한 국가관, 공직관, 사회관 등 가치관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면접관이 무작위 질문을 하기 보다는 자기소개에서 작성한 내용을 최대한 참조한다. 국가정보원의 입사 목적, 장기적 목표,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한 경험, 사회를 위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사례 등이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항목이다.
면접을 가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작성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몇 번 읽어서 암기해야 한다. 자신이 자기소개서에 무슨 내용을 작성한지도 모르고 면접장에 가는 한심한 지원자가 돼서는 안 된다. 면접관도 ‘전지전능’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인성면접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인성면접을 먼저 치르고, 다음에 바도 전문면접을 진행해 종합점수를 환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성면접을 1차가 아니라 2차에서 실시하고 1차 전문면접을 통과하지 못하면 2차 인성면접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둘째, 전문면접은 지원자의 지식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PT면접, 토론면접 등의 방식이 동원되며 실무적인 면접에 해당된다. 지원자의 경험이나 향후 업무와 연관성이 높은 특정 상황을 제시한 후 비밀활동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위기 대처 능력도 평가한다.
PT면접은 특정 주제를 주고 프리젠테이션을 작성하도록 한 후 지원자가 발표한다. 발표 후에 면접관이 발표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방식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핵심을 잘 파악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PT면접은 오랜 기간 조직생활을 거친 사람도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에 토론면접은 약 10여명이 조를 구성해 사회자와 서기를 두고 토론을 진행한다. 사회자가 토론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서로 사회자를 하기 위해 경쟁하기도 했지만 반드시 사회자가 유리하지는 않다. 토론 진행을 매끄럽게 할 수 있으면 유리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불리하다.
PT면접과 토론면접 모두 면접관이 예리한 질문할 경우에 적절한 대답을 찾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면접관도 지원자가 모든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려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질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지, 질문자를 이해시키려고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이 체크 포인트이다.
전문면접에서 지원자의 전문지식을 평가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도 고차원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모두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지식을 전부 외울 수는 없다. 전문분야의 기초 지식에 관한 이해도만 탄탄하면 충분하다. 어학분야 지원자에게 말하기, 듣기, 쓰기, 독해 등을 요구하는 것은 기초적인 질문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인성면접과 전문면접으로 이뤄진 면접은 면접의 방식은 다양할지 모르지만 인성과 전문지식을 평가하는 측면에서는 다른 공무원 면접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원자의 대부분은 다른 시험도 준비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면접의 기초는 잘 다져져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정보원의 면접이라고 해도 특별하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국가에 대한 충성심, 헌신노력, 정보감각, 보안감각 등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 주종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 면접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국가정보원의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나면 면접이라는 채용 프로세스가 기다리고 있다. 면접에 익숙하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의 입장에서 정보기관의 면접은 두려움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지원자 모두 동일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하지도 않다.
면접이라는 과정이 필기시험에서 파악하지 못한 지원자의 내면과 심층지식을 확인하는 위한 절차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국가정보원 수험생이 알고 있으면 좋은 면접을 대비하는 자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면접은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당당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즉 면접관 앞에서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이후에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지원자의 성장배경이나 지적 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크게 우열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또한 면접관은 지원자를 평가하는 사람이지 ‘저승사자’가 아니다. 면접관의 표정을 관찰하거나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모색하는데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명의 면접관이 지원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면접은 개별 면접관의 태도나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의 흐름이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원자 자신이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면접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능동적인 태도가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데 유리하다.
둘째, 면접과정을 통해 자신의 국가관, 공직관, 사회관 등을 최대한 표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정보원도 지원자의 면면을 파악해 적합한 인재인지 판단하지만, 반대로 지원자도 국가정보원이 자신의 인생을 바쳐 근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조직인지 평가하는 것이 좋다.
지원자 대부분은 한국 사회에서 엘리트라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근무할 조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 국가정보원이 요구하는 가치관과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입사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과거 맹목적으로 국가에 충성하고 헌신하겠다는 큰소리로 말하는 지원자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위기에 직면해보지 않으면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말로 ‘죽음을 불사하겠다’는 식의 맹세는 큰 의미가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무조건 열심히 일하겠다’는 직원은 채용하지 않는다.
셋째, 면접관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자신이 근무할 수 있는 적합한 조직인지 평가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면접은 지원자의 입장에서 조직 내부의 선배들을 만날 수 있는 첫 경험이자, 조직의 특성이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면접관은 조직 내부에서 어느 정도 인품이나 지적 능력을 보유해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 중에서 선발한다. 일부 조직은 소양보다는 직급이나 경력에 비춰서 면접관을 선발하기도 한다.
외부 면접관도 지원자가 조직에 적합하지 여부를 판단할 능력을 갖췄다고 의뢰기관이 판단해 선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인사 관련 담당자나 조직의 책임자와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맡기도 하지만 합리적인 기준을 따랐다고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내부 면접관은 조직에서 유능하다고 인정을 받거나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담당한다. 능력은 업무추진 능력뿐만 아니라 정치적 행동 역량도 포함된다. 따라서 면접관의 질문 내용과 진행 과정을 관찰해 보면 조직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면접관이 조직의 얼굴인 셈이다.
넷째, 면접을 필기시험 준비하듯이 공부를 통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정답을 찾겠다는 발상은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평소의 소양과 실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지름길이다. 며칠간 벼락치기로 면접 전문가의 코칭(coaching)을 받는다고 단점이 장점으로 변하지 않는다.
면접을 당당하게 대처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평상시 자신이 갈고 닦은 소양이나 실력을 보여주면 충분하다. 개개인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면접 스킬(skill)이 자신에게 맞는지 전문가라고 해도 제시하기 어렵다.
‘천편일률’적인 모범답안을 외우고 연습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하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제스처와 답변 방식은 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배울 수 있는 ‘가공할 수준의 위력을 갖춘 무기’라기 보다는 작은 요령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지원자가 면접을 대하는 자세는 당당한 태도, 가치관의 표명, 면접을 통해 조직을 평가, 필기시험과 다른 차원의 준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면접은 지원자가 두려워해야 할 채용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을 파악하고 자신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과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참고로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면접관의 인상이나 질문 태도가 좋지 않은 기업이 계속 일하고 싶은 위대한 기업이었던 적은 없었다. 면접관의 모습이 10년 혹은 20년 후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제 모든 국정원 수험생이 두려움보다는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면접장으로 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계속 –
* 칼럼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저작권자 © Institute for National Intelligence Strateg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