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고민과 새해의 결심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3:20:00
신문과 TV 등에서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나니 모두 정치이야기만 하더니 이제는 새해를 맞이하였다고 신년인사나 각종 새로운 소식들을 쏟아 내고 있다. 매일 뜨는 해도 차이가 없고, 연말이니 연초라고 하여도 일년 중 어느 날과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행하게도 주위 사람들이 바쁜 관계로 조용하게 편한 마음으로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집에서 뒹굴다 보니 며칠이 후딱 지나갔지만 머리 속을 많이 비울 수 있어서 좋았다.

어른들이 세월을 흘러가는 속도를 말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였는데 이제는 조금씩 감이 오는 것 같다. 20대에는 20km로 가고, 30대에는 30km로 가고, 40대에는 40km로 간다고 하더니만 어느새 이런 세월의 흐름을 느낄 나이가 되었다.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든다는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점도 있는 것 같다. 정신 없이 조직생활을 하다 보니 가정에는 소홀하게 되었고, 일에만 열중하다 보니 혼자서 즐길 취미생활 하나 가지지 못하였다. 과거에 비해 더 열심히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집중도는 떨어지는 것 같다. 기억력 하나만은 확실하다고 자부하였지만 가끔씩 뭔가를 하려고 돌아섰는데 무엇을 하려고 하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한다.

혼자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주위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청소년 시절에 꿈꾸었던 인생, 20대의 열정도 30대의 현실에서 좌절하지 않았는지 고민해 보고 40대에는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한번 더 설계하여야 한다고 한다.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그래도 올해는 소박한 몇 가지 목표를 세워서 실천해야겠다.

첫째 조직생활 못지않게 가정도 관심을 가져야겠다. 누군가 아이들 친구 몇 명의 이름과 담임선생님의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하던데 올해는 한번 실천해 보고자 한다. 둘째 건강을 조금 챙겨야겠다. 중년의 이미지는 동네 아저씨가 연상되는 아랫배가 나오는 것인데 이를 경계해야겠다. 술도 자제하고 가급적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아랫배를 없애야 한다. 근육질의 몸매는 만들지 못해도 처진 뱃살은 가지지 않아야 한다. 셋째 고전을 많이 읽어야겠다. 자본주의의 꽃이 돈이라고 하지만 인생을 음미할 철학을 가지지 못하면 불행할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가 사람의 본질을 보는 것이니 인본주의 의미를 한번 더 깊이 새겨보고자 한다. 동서양의 고전들을 통해서 선인들이 살아간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

세상을 탓하고 나이 들어감을 겁먹지 말고 즐기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누구나 세월이 가면 나이가 들게 되고 개혁의 열정은 보수와 안정으로 바뀌는 것이다. 젊음과 패기도 좋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원숙과 지혜도 이에 못지않을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아둔한 늙은 말의 지혜처럼 세월과 같이 조금씩 쌓여지게 될 것이다. 새해 첫날이라고 해도 별반 다른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더니 주위 사람들이 누구나 느끼는 사추기(思秋期)라고 한다. 청소년기에 겪은 사춘기와 중년의 남성들이 느끼는 이런저런 복잡한 감정변화를 이렇게 표현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새해를 맞이하여 목표를 정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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