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대 SI회사의 출범을 보면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1:21:00
국내 IT 시장이 침체에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데, 거대 재벌들이 SI자회사를 설립하여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특히 국내 SI시장은 거품 붕괴이후, 특별한 성장 엔진이 없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기관, 정부의 IT사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딱히 새롭게 개발할 특별한 솔루션이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들은 저마다 SI자회사를 두고, 계열사의 모든 프로젝트를 싹쓸이하여 몰아주고 있다. 당연히 경쟁은 없고 이들은 특별한 역할도 없이 수익을 챙기는 구조를 많이 취하고 있다. 해당회사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하여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것은 예사이고, 심지어 인건비까지 떼어 먹고 있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장에 전문성도 없이, 단순히 자체 회사 내부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할 자회사를 농협중앙회가 IT자회사 ‘주식회사 농협정보시스템’이 설립등기를 마치고 본격 업무에 착수했다고 한다.
사업자등록을 마친 농협정보시스템은 농협중앙회 100% 출자회사로, 납입자본금 250억원, 수권자본금 1000억원으로 초기 운영자금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이같은 수치는 업계 1, 2위인 삼성SDS 300억원 자본금보다 다소 낮고, LG CNS 193억원 보다 다소 많은 금액이다.
그들이 밝히는 ‘농협정보시스템’의 사업은 아래와 같다.
1. ‘농협정보시스템’은 농협 그룹내 자회사, 손자회사, 조합 육가공공장, 사료공장 등 계열사 및 독립사업장 정보화 사업을 담당

2. 중앙회 및 회원조합의 정보화 사업을 지원,

3. 제1,2 전산센터의 운영

4. 원활한 IT 인력지원

5. ‘농협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운영

이런 시장 풍토에서 전문적인 IT기업이 성장할 수가 없다. 솔루션개발과 기술개발은 뒷전이고 인력파견하여 허드렛일이나 하는 회사만이 살아 남는다. 국내의 좁은 시장에서 SI기업이 도대체 몇개인가? 전문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만이 생존하여 경쟁력을 가지고, 일정 규모를 가져야 세계 시장에 경쟁력있게 진출이 가능한데도......

주위에 진퇴양난에 빠진 기업들이 많이 있다. 특정 그룹사 SI 자회사에 줄을 서지 않고는 살아 남을 수 없고, 설사 줄을 잘 서서 일감을 받는다고 하여도 형편없는 단가에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한다고 한다. 당연히 기술개발이나 인재양성은 꿈에도 못 꾸는 현실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모든 것을 자신들이 할 수 없으므로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협력업체를 머슴이나 하인처럼 여기고 착취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말로만 협력업체와 상생이나 떠들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라고 하고 싶다. 이번에 설립된 농협정보시스템이라는 회사가 얼마나 경쟁력을 가져서 해외로 나가 국위를 선양하고, 외화를 벌어올런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외부 경쟁력 업체에 위탁하고 그 업체들이 선진화된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서 해외에 나가, 경쟁하는 것이 빠르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제발 전문성없이 수요가 있다는 단순한 논리로 대기업들의 문어발 확장은 없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경쟁력없는 기업은 당연히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이라는 것이 끊임없이 성장하여야 구성원들의 미래가 있으며 인재가 모이는 법이다. 인재경영을 말로만 떠들지 말고, 모두에게 보일 수 있는 경영전략과 비젼을 가지고서 사업을 확장하라. 누구 밥그릇 챙겨줄려면, 그냥 퇴직금 몇푼 더 얹어 주는 것이 현명하고 손실을 줄이는 길이다. 그 개인에게나 사회에게나 특히나 조직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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