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분석 6편 - 두산의 기업문화[두산의 Vision: Goal & Responsibility]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05-16 오전 11:26:00

기업문화분석<6회>


6편 두산의 기업문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장수한 기업이 두산그룹(이하 두산이라 한다)이다. 소위 말하는 100년 기업에 근접해 있다. 기업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사업업종을 바꾸는 것은 생존을 위해 당연한 선택이지만, 자신이 가진 기업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업종을 선택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진다. 두산의 경우가 이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두산은 최근 인수한 중앙대를 기업식으로 운용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두산의 문화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인데, 과연 두산의 기업문화가 무엇인지, 두산의 기업문화가 경쟁력을가지고 있는지, 그 기업문화가 대학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등 고민할 내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중앙대 논란을 보면서 두산의 기업문화를 조명할 필요성을 느껴 다른 중견그룹에 비해 먼저 다뤘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인 두산의 기업문화 면면을 살펴보기 위해 본인이 개발한 ‘SWEAT Model’에 적용해 Vision, Business, Performance, Organization, System 등 5-DNA 10-Element별로 분석하겠다.

두산의 Vision: Goal & Responsibility

두산의 비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ISB그룹 실현’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미션(mission)은 ‘사업의 성장(Growth of Business)’과 ‘사람의 성장(Growth of People)’이라고 되어 있다. 투명성과 기술, 혁신과 인재를 중시하는 것이 ‘두산 Way’라고 하며 이를 바탕으로 ‘두산의 믿음(Doosan Credo)’을 실천하겠다고 한다.

두산의 비전을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ISB’라는 용어였다. 비즈니스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웬만한 경영 및 산업용어에 익숙하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두산의 홈페이지를 찾아 보고서야 ‘ISB’가 ‘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의 두문자어이고 중공업, 건설, 산업기반 설비, 기계 등의 기업이 속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업의 비전을 전문가조차 알아보기 어렵게 만든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표현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측정이 불가능해 비전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만들었겠지만 비전으로서 적절하지 않다. 비전을 보면 두산은 애매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문도 비전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런 기업풍토는 낙후된 기업문화를 낳았다.

두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려면 1991년 구미 두산전자가 일으킨‘낙동강 페놀오염사태’를 거론해야 한다. 수백만 명의 식수원을 오염시켰지만 정작 기업의 대응은 신통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기업이미지가 급속하게 추락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해야할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사회적 책임 논란에 대한 다른 사례는 오너에서 나왔다. 두산의 전회장인 박용성은 정부와 사회를 향해 입바른 소리를 용감하게 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닉네임까지 얻었지만 정작 본인과 형제들은 286억 원의 회사 돈을 횡령했고, 2,838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 행동과 말은 전혀 달랐던 것이다.

협력업체와의 관계, 직원관리, 소비자보호 등의 영역에서도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슈퍼 갑’으로서 협력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주장이 더 많다. 두산중공업이 대기업 납품실적이 필요한 중소기업으로부터 저가 납품을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두산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씁쓸한 뉴스이다. 국내 기업환경에서 사회적 책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모순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도 진심으로 고민할 필요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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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컴퓨터월드, 삼성문화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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