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관하려는 사람이 없다는데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12:42:00
요즘 여러 신문에서 노무현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대부분 이 정권의 인사정책이 ‘실력보다는 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참여정부에서 부동산 투기나 논문표절, 이권사업개입 등의 이유로 사퇴를 한 사람이 유별나게 많다. 과거 부동산 투기는 문제가 된 적이 제법 있지만, 이 정권처럼 철저하게 검증을 한 사례는 없었다. 또한 논문표절도 관행처럼 여겨져 온 대학사회의 현상이었다고 항변을 많이 하였지만 사회여론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면서 신문들에서 요즘은 장관이나 기타 고위공직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으며, 기피까지 하고 있다고 하면서 소위 말하는 포퓰리즘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물론 인기영합적인 선동정치나 인사정책은 분명 문제가 많다. 하지만 이런 보수신문의 기자들이나 논술위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20세기,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던 원칙과 흐름이 21세기 한국사회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그것이 세계의 보편 타당한 기준도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과거 정권에서는 부동산투기나 이권개입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지역, 어느 집안의 출신인지, 아니면 정권 실세 누구와 친한지가 장관이나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를 정하는 기준이었다. 그런 것이 소위 말하는 실력이었고, 문제가 있어도 언론사의 기자들을 불러다가 ‘비보도 요청’을 하면 보도가 되지 않았고 국민들이 알 수도 없었다.

인터넷이 주류가 된 21세기 한국이 원하는 지도자상은 어떤 것일까? 20세기는 중요 사실이나 문제를 은폐하거나 왜곡을 할 수가 있었으며 권모술수가 필요악으로 인정되었으며 오히려 이것이 개인의 능력으로 치부되었다. 정치철새가 생겨났으며, 가치관과 지조도 없는 유명인사들이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부귀영화를 누려도 그것이 능력이라고 인정을 받고, 오히려 부러워하는 것이 사회흐름이었다. 21세기 한국사회는 인터넷이 보수언론을 능가하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으며 누구 몇 사람이 진실을 은폐할 수도 왜곡할 수도 없게 되었다. 투명한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투명사회에서 지도자들의 도덕성을 강조하게 되었으며 또한 도덕성을 쉽게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높은 윤리의식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현재 공산주의 사회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이다. 본인의 노력에 의하여 많은 재산을 축적하거나 부모의 유산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비난을 받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사안이 아니다. 다만 본인이나 부모의 재산형성과정에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돈이 ‘최고의 가치’로 인정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도덕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완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반작용으로 지도자에 적용되는 도덕적 기준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할 만큼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현상에 대한 설명이 될 것이다.

앞으로 어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이러한 사회적인 추세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능이 뛰어난데 도덕성이 결여되었다면 결코 사회적 성장을 할 수 없는 사회가 된 것이다. 따라서 차세대 지도자로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처신에 더욱 조심을 하여서, 조그마한 도덕적 흠결이라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사회의 주류층이라고 하면서 고위공무원이나 정치인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그런 자리를 고사한다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꺼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정권이 되면 그때 가서 문제없이 한자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니 ‘착각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국민 대다수가 무엇을 바라고, 현재 어느 정도 똑똑해졌는지 모르고 있으니, 매일 이전투구의 이합집산이나 패거리 싸움이나 벌리고 있는 것이다. 한심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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