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의 세습과 2세에게 가르쳐야 할 것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12:42:00
자본주의사회에서 사유재산은 어떤 상황하에서도 법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 절대평등과 공동재산을 추구하던 공산주의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1950~60년대까지만 하여도 목표를 향하여 일사분란하고 일치단결하여 움직이는 공산주의 사회체제가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발전하였고, 진정한 유토피아가 건설되는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공산당 1당 지배체제는 불가피하게 독선이 나타나고 절대권력은 절대부패를 만들어 냈다. 공산주의 하에서도 권력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간에는 부의 차이가 나타났다. 공산주의식 구호가 더 이상 순진한 인민대중에게 먹히지 않자, 자본주의식 사유재산 인정이라는 물꼬를 트게 되었고, 순식간에 공산사회체제는 무너지게 되었다. 사유재산의 보장이라는 것이 이토록 개인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던 것이다.

사유재산의 축적과 대물림은 개인에게 근로의욕을 고취시켜주고, 잉여재산의 합리적인 투자를 유도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일정량의 배급을 받는 것 외에는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은 공산주의사회에서 필연적으로 근로회피와 감독자에 대한 기만행위가 성행하게 되어 사회의 효율성이 저하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경제력의 축적과 효율적인 투자로 사람들은 미래를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경제력이 떨어질 때, 자신이 죽고 나면 남겨질 가족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고생을 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부인이나 자식들은 조금 편안하게 인생을 즐기도록 배려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부의 정당한 세습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권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의 세습방법은 상황에 따라 달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먼저 사적인 용도로만 활용하여도 문제가 없는 사유재산, 즉 토지나 건물, 금융자산 등은 그냥 물려주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공적인 영역, 사회적인 책임을 지어야 하는 재산, 대표적으로 기업은 그대로 물려주는 것은 여러 가지 고려를 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사적으로 운영되는 개인사업자나 주식을 자신이 전부 소유하고 있는 기업일 경우는 이해관계자가 적은 편이나, 상장기업이나 대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주주, 종업원, 소비자, 정부 등이다. 기업주는 이해관계자 중에 주주이고, 상장기업이나 대기업의 대표이사나 회장들은 주식의 일부만 소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 대기업의 오너일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은 실제 10%도 채 되지 않으나, 계열사간 순환출자 등의 편법으로 황제경영을 하고 있는 중이다.

황제경영을 나쁘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확실한 리더쉽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외부의 기업이미지 인식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또한 계열사간 순환출자는 적대적인 M&A를 방어하게 해주고,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포트폴리오의 성격이 짙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좋은 점 이면에, 소위 말하는 오너일가들이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그룹사를 통채로 집어삼키고 불합리한 경영권세습을 위해 악용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현대사에 이러한 경영권세습으로 대기업의 붕괴된 사례가 많으며, 이의 피해는 오너일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량의 주주, 종업원, 정부 나아가 국민들이 부담하였다. 한때는 잘나가던 대기업들이 2세 경영을 통해서 망한 사례는 열거하기에 너무 많으며, 그 2세들도 정상적인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

그럼 기업의 2세 경영세습을 위하여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첫째 자식이 그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창업자는 온갖 역경을 헤쳐나오면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왔지만, 편안하게 살아온 자식들은 공부는 조금 하였는지 모르지만, 상황판단력, 결단력, 역경을 헤쳐나갈 의지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둘째 자식이 부족하다면 주변에 능력 있고 충성스러운 참모를 붙여 주어라. 현재 잘 나가는 2세 경영기업들 중에는 창업자의 자식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체제로서 참모들이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자식을 먼저 인간으로 만들어라. 어려움도 모르고 풍족하며, 교만하고, 위아래도 없는 '후레자식'으로 만들지 말고, 종업원을 이해하고, 충성스럽고 능력 있는 참모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며, 항상 겸손하고 너그러워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그런 참된 인간으로 키워주어야 한다. 자식에게 보이는 재산보다 보이지 않으면서 누구도 훔쳐가지 못하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인생의 진정한 재산을 물려주어야 자신이 바라는 대로 자식의 인생이 행복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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