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기업문화의 종합적인 평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06-14 오후 12:05:00

기업문화분석



7편 롯데의 기업문화

롯데 기업문화의 종합적인 평가

지금까지 설명한 롯데의 기업문화를 본인이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SWEAT Model로 분석하면 롯데의 기업혁신방법은 일본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T-Type Model’을 채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창업주가 재일동포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선진화된 일본의 기업문화를 한국에 도입한 것이다.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도 관리의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일본을 열심히 공부하였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일본의 경제개발과 기업문화 관리가 한국기업의 교과서였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문화가 갖고 있는 모든 장점과 단점이 롯데 기업문화에 내재되어 있다. 롯데의 기업문화 중 가장 약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비전의 정립이 없다는 점이다. 기업의 막연한 목표는 있는데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 그리고 성과 측면에서 보면 비재무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간 전통을 무시하고 정치권과 유착하는 것은 오히려 경영진이 의도하고 있지 않아 의심된다. 업무 매뉴얼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의 관리수준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그렇지만 사업에서 제품과 마켓에 대한 부문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재의 수직계열화는 상당한 시너지를 내고 있으며, 국내에서 독점에 가까울 정도로 시장지배력을 가졌다. 감각적인 마케팅 전략도 경쟁자를 압도하고 있어 당분간 이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수직계열화를 통한 이익의 확보도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적절한 마진을 넘어설 경우 비난과 질시의 대상이 된다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경제계의 담론이 되었던 ‘초과이익 공유제’가 생명력을 이어왔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롯데의 기업문화는 평균성적 이하로 볼 수 있다. 롯데의 힘은 신격호회장의 지도력과 사업을 읽는 눈에서 나온다. 아직 1대 경영자 살아 있지만, 제대로 된 기업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2대로 전이단계에서 지도력의 공백이 생긴다면 그룹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수직계열화는 내부거래의 최적화 측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지만, 핵심이든 아니든 한 개의 기업이 부실화될 경우 모든 계열사가 동반 침몰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여론이 양분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층 건물을 짓는 것이 기업의 최우선 목표라고 한다면 롯데는 서비스기업으로 정체성(identity)를 이해하지 못한 것일 뿐만 아니라 건전한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으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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