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학 책 머리말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6:09:00
국가정보학이라는 과목이 공식적으로 국정원과 정보직 군무원의 채용 시험에 포함되었다. 늦은감은 있지만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미국은 1940년대 후반부터 국가정보학이라는 학문을 연구하였고, 국가정보체계의 발전을 고민하여 오늘날의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한국은 그동안 국가정보의 비밀주의 속성과 공개된 자료 미비 등으로 인하여 학문연구에 많은 애로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국경없는 국제범죄, 테러, 사비버 범죄, 희귀질병의 출현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국가정보기관만의 활동만으로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 아닌가 싶다.

이런 시대적 요청에 대한 고려와 국민소양의 성숙으로 인하여 학문적 연구가 불가피하게 되었으며 학자들의 진실된 양심과 학문적 탐구 열의가 국가정보력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책이 국가정보학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아래의 사항을 지침으로 책을 구성하였다.

첫째 국가정보학의 범위가 모호한데, 합리적인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고민하였다. 전통적인 범위 즉 군사, 정치 정보와 국가정보기구론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책들이 국내에서 출간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책은 국제범죄, 사이버 범죄, 테러, NGO(비정부기구), 마약, 경제정보, 환경문제, AIDS 등 희귀질병, 산업스파이 등 국가정보기관이 다루어야 할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포함하였다. 해당 요소의 논의를 통해서 한국의 국가정보기관들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체계적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종국적으로 국가안보를 공고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둘째 새로운 학문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용어의 불일치와 모호한 개념을 통일하고자 하였다. 예를 들어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후, 즉 1991년 이후를 러시아, 그 이전부터 1917 볼세비키 혁명까지를 소련, 혁명 이전은 제정 러시아로 구분하였다. 또한 사이버상에서 발생하는 범죄도 컴퓨터 범죄, 인터넷 범죄, 사이버 범죄 등 다양한데, 이를 사이버 범죄로 통일하였다. 산업정보, 정보전, 위기관리 등의 분야도 구체적인 개념정의가 되지 않은 부문이 있어 다양한 용어를 제시하였고, 각국의 정보기관명도 여러 책에서 다르게 번역하고 있어 통일적으로 사용하기에 무난하게 정리하였다.

셋째 정보기관의 역사를 통해 명암을 보고자 하였다. 국가정보학을 연구하는 목적이 선진국의 실패사례, 성공사례, 훌륭한 점, 부족한 점 등을 연구하여 한국의 국가정보기관의 발전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첩보의 수집과 정보의 분석, 정보보고서 배포 등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선진국의 이론을 한국적으로 해석하여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시하였다. 또한 한국 정보기관은 아직 역사에 비하여 시스템부문이 선진화되어 있지 못하며, 정보의 공개, 인재의 채용, 우수 인재의 확보 등에서 국민적 합의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슈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자료를 제시할려고 노력하였다. 물론 개인적인 선호도나 정치성향에 따라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최대한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
로 접근하였다.

부족한 사람이 이런 명분으로 글을 씀에 있어서 주위 많은 지인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냉정한 조언이 도움이 되었다는 점을 지면을 통해 감사를 드린다. 물론 한 분 한 분 이름을 밝히는 것이 지당하나 오히려 그분들이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하며 걸어온 인생에 누가 될까 염려되어 밝히지 않음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불모지나 다름 없는 이 분야에서 먼저 책을 집필하신 분들의 열정과 노력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국내와 외국의 다양한 견해를 비교하고 분석하기 위하여 많은 부문을 인용하거나 해석하였음을 밝혀둔다. 그리고 평소에 국가정보학을 고민하면서 쓴 많은 칼럼 들 중에 해당 주제와 관련있는 것을 이론의 이해차원에서 인용하였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여러 선배님들이 짧은 소견을 이해해주시고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작권자 © Institute for National Intelligence Strateg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eminars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