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의 미학과 2권의 책 출간소식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5:37:00
07년이 되어 이런 저런 이유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크게 표시는 나지 않지만 사소(?)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 정신이 없는 편이다. 작년에는 그런대로 조금 마음의 여유라도 있었는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남들은 새해가 되었다고 혹은 몇백년만에 오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난리들인데, 나는 새해를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책상앞의 달력은 지인의 도움으로 새것으로 바뀌어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며칠있으면 2월도 끝나간다. 시간 가는 일에 크게 연연하지 않지만, 무시만 하고 살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1월은 정신이 없었다. 작년부터 준비하여오던 국가정보학 책을 마무리하였다. 아직 학문적인 체계가 없는 분야이다보니 고민도 많이 하고, 외국의 좋은 서적들을 구입하여 읽어보려고 노력도 많이 하였다.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서 작업을 하였는데, 위안은 삼지만 시장의 평가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강심장은 되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런 작업을 하는 와중에 강의 녹화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온라인교육사이트에 국가정보학 강의를 올리는 것이다.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사실에 조금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여전히 매일 하는 일이 아니니까 익숙하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어찌되었던 시간은 흘러서 지난 목요일에는 교정지를 출판사에 넘겼다. 3월 초순에는 책이 서점에 나온다고 하니 기대도 된다.

또 하나의 작업이 '전략적 메모의 기술'이라는 책의 집필이다. 작년부터 각종 기업들의 온라인 교육에 사용되는 교재를 책으로 엮게 된 것이다. 많은 수강자들의 리포트를 보고 채점을 하면서 부족한 점이나 개선할 점이 많이 보여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 일이다. 여러 분들의 의견과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을 하였다. 작년에 출간한 비지니스정보전략이 조금 어렵다는 독자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표나 그림을 많이 활용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우에 대한 대처방법을 정리하였다. 이론에 치중하기보다는 현실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여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고를 마감하여 출판사에 넘겼으니 얼마지나지 않아 출간될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하여서 글을 집필하였다고 하여도 모든 것은 독자들의 평이다. 어떤 책은 너무 학술적이어서 재미가 없고, 어떤 책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가볍고 천박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개개인마다 느낌과 평이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좋은 책은 이론과 현실이 적절하게 혼합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재라고 하더라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죽은 학문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계의 현실이 이렇지 아니한가?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보니 이쪽 저쪽에서 만족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원고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강의녹화준비도 정신이 없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참석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가정에도 소홀해지는 것도 같다. 왜 주말에도 출근하는지 아이들이 이해를 하지 못한다. 주말 등산모임에도 나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남들이 출근하는 주중에 혼자서 산에 갈 여유는 없다. 여러 사람들이 불평을 하게 되는데, 그냥 게을러서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하고 넘어가게 된다. 이것만한 핑게는 없는 것 같다. 다음부터는 조금 더 부지런해지겠다고 약속을 하면 너그럽게 용서해주기 때문이다. 오히려 게으르다는 말을 스스로 즐기고 있지는 않은지도 모르겠다. 그래야 머리속은 조금 가벼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부지런하다고 말하는 것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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