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로 인한 경제위기와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3:30:00
몇 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몰아친 부동산의 광풍은 파생상품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을 불러 일으켰다. 건전한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없는 부동산 투기거품은 소위 말하는 ‘폭탄 돌리기’의 수순 끝에 급격하게 꺼지고 있다. 지난 노무현정권도 묻지마 식의 부동산 투기에 제동을 걸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공기관의 지방이전, 신도시의 개발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부동산으로 인한 양극화는 팽창된 거품의 유지시키거나 오히려 키워달라는 국민적 염원을 바탕으로 한나라 정권이 탄생하였다. 각종 개발공약과 경제발전을 약속한 공약으로 역사상 최대 표차로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켰다. 정권만 바뀌면 모든 것이 저절로 잘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 몰아친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요인은 대한민국만 성장의 기쁨을 맛보게 놔두지 않았다. 오히려 현정부가 추진하는 ‘747정책’으로 고성장, 부동산 가격의 상승, 고용의 증가라는 목표가 전설 속의 구호로 전락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투기는 다음과 같은 매커니즘에 의해 진행된다. 투기는 가격이 오를 때, 그리고 분별 있는 사람들이 추가적 상승을 예상할 때 시작된다. 수요자가 부동산을 구매함으로써 공급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미치광이 대열에 이끌려 들게 된다. 가격이 오를 때마다 전에 샀던 사람들의 선견지명은 확인되고, 의심을 했던 사람들은 운이 없거나 예지력이 부족하다고 매도된다. 그러나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양질의 부동산이 고갈되면 어느 순간 수요가 사라지게 된다. 투기자금을 대던 은행들이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재촉을 하게 되면 매입자는 여유자금이 없는 한 부동산을 팔 수 밖에 없다. 너무 많은 매입자가 부동산을 내어 놓지만 수요자가 없기 때문에 서로 먼저 팔기 위해 값을 내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대폭락이 시작된다.

위의 투기 매커니즘이 최근 몇 년간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물론 아직 거품의 대폭락은 시작되지 않았다. 일부 가격하락이 있었고 곧 반등하여 계속 오를 것이라는 고위 공직자들과 전문가들의 전망만 있을 뿐이다. 물론 이 전망을 곧이 곧 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지난 정권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고위 공직자들은 그나마 꺼져가는 한국경제의 불씨를 살려주는 불 쏘시개로 부동산 불패신화를 키워왔다고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부동산 거품을 키운 역량과 투자한 시간을 장기적인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하는데 사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직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경제전망을 의무적으로 혹은 어쩔 수 없이 낙관적으로 하게 된다. 그래야 최소한 대통령이나 인사권자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머리가 나빠 번번히 경제전망이 틀리고 자신들은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면서 사라고 부추긴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은 낙관적 전망이 경제실적을 개선시킨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듯이, 비관적 전망이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어떤 명확한 증거도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말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고 성공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을 기초로 한 정책발표와 경제전망을 해야 한다.

공직자와 정치가들이 국민들이 무지하다고 생각하여 자신들의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기만한다면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과거 소수 방송과 신문이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고 주도하여 나갈 수 있었던 시절을 잊지 못하여 아직도 그러한 방식이 통할 것이라고 고집하고 있다면 정말 너무 무지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아무리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이 주가가 3000까지 올라갈 것이니까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라고 하고, 부동산가격이 끊임없이 오를 것이니 가치도 없는 미분양아파트를 사라고 노래를 불러도 소용이 없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 없는 놈들이라고 욕만 하게 된다.

세계의 주요 금융기관과 석학들이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만 괜찮다고 하면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정부의 전망과 호언장담이 며칠도 지나지 않아 거짓말로 들통나는 현실을 어떻고. 차라리 뛰어난 머리로 예지력으로 정확한 경제전망을 해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편이 오히려 빠를 것이다. 경제가 불확실하게 되면 국민은 소득이 있어도 소비구매나 실질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게 되면 생산과 고용이 줄어들고, 다시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된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속이려 하지 말고 이제라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1929년 대공황보다 지독하여 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므로 건전한 소비와 투자문화를 키워가야 한다고 해야 한다. 이제 국민들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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