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와 윗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존경해야 하는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12:26:00
200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시는 분들과 일출을 보러갔습니다. 오늘 새벽은 일출을 잘보라고 그런지 그렇게 춥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손에는 손전등을 들고서 가족들과 혹은 친척들과 친구들과 산을 오르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면서 올라갔습니다. 도시 가까운 곳에 산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외국에서 살아본 사람들은 느낀답니다. 올해 여러가지 소원도 빌고 가볍게 해장국도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자그마한 일에도 행복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올해도 경제니 정치니 하면서 무척 시끄럽겠지요?

한국과 외국을 오가면서 살거나 해외에 사는 교포들을 보면 약간 이중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게 되는 게지요. 그중에서 사람관계에 대한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편하게 부르고 친구처럼 지낼려고 하죠. 당연하게 반말도 하고요. 그런데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사람에게는 꼬박 꼬박 존대말을 들을려고 합니다. 그것은 한국식이고, 자기보다 연장자와의 관계는 여기가 외국이나 외국식으로 따르겠다는 이유를 댑니다. 정말 편한 발상이지요. 그런데 외국에 오랜 사신 선배분이 연말에 보내주신 글을 읽어보고 같이 새겨보고자 일부를 요약하여 옮겨 봅니다.

능력위주의 사회에서 '선배, 후배'라는 말이 왜 그렇게 필요한가? 우리들은 직장에서, 자기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이 자기를 추월해서 승진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승진한 그 사람을 직장의 상급자로 대접하면 그만인데, 직장생활을 기분나쁘게 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 때문에 직장에서 사직해야만 하는 그런 터무니 없는 결정을 하여야 하는가? 만일 가까운 미래에 한국에서 자유로운 대화에 방해가 되는 '윗사람, 아랫사람, 선배, 후배'라는 말은 물론이요, 거의 모든 존칭, 비칭, 존댓말이 사라져서 한국사람들 간에 알고 지내왔던 모르고 지내왔던 간에 서로 이야기하는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되면 2가지 장점이 있게 될 것이다. 첫째가 지금보다 휠씬 더 모든 것이 실력위주로 될 것이고, 실력없는 사람들이 혈연, 학연, 지연을 따지며 실력있는 사람들을 배척하거나 지배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두번째로 윗사람이거나 선배라는 이유로 '개새끼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물론 극히 일부분의 사람들이지만)에게는 거침없이 '개새끼'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그러한 몰상식한 사람들이 윗사람이거나 선배임을 빙자한 개새끼행동은 자연히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일부를 이해를 돕기위해 정리하고 요약하였는데 내용은 대략적으로 이러하다. 조금 파격적이고 비약적인 측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일정부분은 이해가 되기도 하다. 국가적으로 조직적으로 부당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도 자신의 선배나 윗사람이라는 이유로 옹호하거나 과실을 덮어주는 것이 우리사회의 미덕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다. 동양적인 사고니, 유교적인 전통이니 하면서 교묘하게 그런 것을 합리화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말이 '관행'일 것이다. 언제부터의 관행인지 잘 모르지만, 자기가 불리하고 불편하면 최종적인 답변이 되는 것이다. 외국생활을 하면서 좋은 점은 이런 혈연, 학연, 지연을 크게 따질 필요가 없고, 연장자라고 무조건 대우해주고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물론 당연하게 나도 나보다 나이가 어린사람에게 동등하게 연장자라는 이유만으로 인정을 받지는 못한다.

새해에는 혈연, 지연, 학연의 선배나 윗사람이라는 이유로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용인하여 주거나 지지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한다. 아무리 자기의 선배라고 하여도 부정한 짓을 하거나 비양심적인 행동을 한다면 비난을 하여야 하고, 그렇게 하여야만 그 사람도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된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그 선배와 윗사람을 보호하여 주고 존경하여 주는 것이 된다. 무조건 복종하고 눈감고 따르는 것만이 윗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음속의 양심을 더이상 숨기지 말고 우리 당당하게 2007년을 살아갔으면 한다. 정말 그러면 위의 선배님이 지적하신 것 처럼 우리 사회에 '개새끼'가 없어질 것이고, '개새끼 행동'도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더나은 세상을 위해서 작은 희생은 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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