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학위과정을 개설한 영국과 우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2:41:00
정보화가 진전될 수록 각종 역기능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건전한 사이버세상에 위협요소로 등장한 것 중의 하나가 해커의 양산이다. 경찰청 등 유관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해커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고, 전문해커보다는 재미로 모방범죄를 하는 초범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각종 해킹 기술과 툴(Tool)을 공유하는 사이트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쉽게 해당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커가 갑자기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유명인사가 되기도 하고, 그런 해킹 기술로 좋은 직장을 얻고, 돈도 많이 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보니 범죄인이라기 보다 스타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전문가들은 해커(hacker)와 크래커(cracker)를 구분하여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 해커는 컴퓨터 운영구조에 심취한 매니아인 반면에, 크래커는 해당 능력을 범죄에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해커라는 말로 사용하므로 여기서는 구분을 하지 않기로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지역에 위치한 에버테이 대학이 '윤리적 해킹과 그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과정을 개설하여 운용한하다고 한다. 해킹학위 코스를 개설한 이유는 정보기술(IT)보안전문가에 대한 업계 요구나 증대하고, 컴퓨터 관리자도 해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해커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과정의 주요 교육내용은 컴퓨터를 공격하는 방법과 그것을 막는 방법이라고 하며, 영국에서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해킹에 대한 전문적인 학위를 수여하는 첫번째 대학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신 해킹 기술을 습득한 학생들이 보안전문가가 아니라 해커가 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해킹을 잘하면 좋은 학점을 받고 학위도 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런 기술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윤리의식이다. 왜 이런 기술을 배우며, 어떻게 사용하여야하는지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과 준칙을 먼저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능적인 절도와 범죄를 가르쳐주어, 뛰어난 범죄인을 양성하는 합법적인 학교에 지나지 않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내에도 순수한 동기에서 출발한 각종 해킹동아리 출신들이 범죄행위에 연루되기도 하여 수사를 받기도 하였으며, 일반인이나 컴퓨터 업계에서 보는 시선이 곱은 것은 아니다. 물론 일부 해커들은 보안업체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주말에 어느 보안전문가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우리가 범죄를 수사하고 방지할려면 범죄수법과 범죄심리학, 범죄수사학 등 각종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듯이, 사이버범죄를 잘 방지할려면 순수한 해커를 양성하고, 대학 동아리를 지원하여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2000년 초반에 정부 기관에서 순수한 열정으로 컴퓨터 해킹이나 범죄를 연구하던 젊은이들을 범죄인시하여 싹을 전부 없애서, 이제는 지하로 들어가서 음지에서 일을 하거나 아니면 없어져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어떤 사이버범죄가 발생하면 전문가를 구하기도 어려워졌다고 하니, 해커관련 정책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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