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기업[마켓 트렌드를 읽어라][삼성문화4.0-어떻게 진화할 것인가?][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1-08 오후 6:03:00
마켓 트렌드를 읽어라

1. 시장의 환경변화에 민감한 기업
2. 경쟁력이 될 수 없는 환율정책
3. 미래 시장은 선택과 집중이다.
4. 소니, 애플과도 상생을 모색해야

1. 시장의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기업

이병철 회장이 삼성의 기반과 골조를 다 만들었다면 이건희 회장은 이 기반 위에서 꽃을 피운 경영자로 평가 할 수 있다. 단순히 가만히 앉아서 꽃이 피기를 기다렸다기보다는 어느 날 그룹의 회장이 되고 보니 추운 겨울이 지난 화사한 봄이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980년대 말은 전 세계 제조공장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아시아로 이동하는 시기였다. 유럽과 미국의 제조기업이 인건비 상승 때문에 제조 아웃소싱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 동구권의 몰락과 1990년대 초 소련연방의 붕괴는 이념전쟁에 투입하던 자원을 경제에 투입할 수 있게 만들어 세계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정부는 전자, 조선, 자동차 등의 분야에 대한 전폭적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부터 기술도입을 추진했고, 기업에는 생산과 수추렝 대한 유·무형의 지원책을 제공했다. 당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저가의 고학력 노동자에 있었기 때문에 정부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눈감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을 조직적으로 탄압했다.

외국제품의 국내시장 진출은 높은 관세장벽으로 보호해줬고, 산업설비나 원자재의 도입에는 무관세 혜택을 줬다.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우방국과의 무역 마찰도 기꺼이 감수했다. 전두환 5공화국 정권이 독재, 민주화 탄압, 부정부패 등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경제부문에서는 나름대로 칭찬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였지만 재벌기업이 폭발적으로 계열사를 늘리고 외형을 키운 시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도 시장환경에 잘 적응한 경우이다.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과 정부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아 주춤하는 사이, 1987년부터 일어난 PC붐으로 단기간에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병철 회장의 무모한 투자 덕분이기는 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반도체가 극적인 반정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내부역량 강화보다는 외부 시장의 요인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길지는 않았지만 1990년대 초반의 신3저로 인한 경제호황도 삼성을 포함한 국내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은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위한 무차별 차입과 동구권, 동남아 등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출하면서 초래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외환위기의 주범이 되었다.

(삼성문화4.0: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p197)

저작권자 © Institute for National Intelligence Strateg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pinion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