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정보 유출을 막아라``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4:56:00
[북] ``내부 정보 유출을 막아라`` 특수 정보부대 장교 출신 민진규씨의 `비지니스 정보 전략`

강인형 | [2006-05-19 13:15 입력]

"IMF 외환 위기 때 외국 정보원들이 국내 기업들의 알짜 경영 정보들을 퍼간 걸 생각하면 지금도 잠이 오지 않는다."

치열한 정보전이 벌어지는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정보 유출과 싸우는 민진규씨는 첫마디부터 거품을 문다. 정보 보안에 대해 기업들의 촉각이 곤두서는 요즘 <비지니스 정보 전략>(예나루 간)이 현대와 두산의 내부 정보 유출 사건 뉴스와 맞물리면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보안 컨설턴트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직업을 갖고 있는 저자 민진규씨는 "정보는 얻는 것만큼이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기업은 보안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라고 개탄한다. 국정원 자료에 의하면 기업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액은 2004년 한 해만 32조 90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 경영 정보 보안 전문가 민진규씨와의 인터뷰는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친구들로부터 `자물쇠`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컨설팅 업무에서 일어난 얘기들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자의 말을 수첩에 빼곡히 적어 취재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사진=이호형 기자

IMF 때 정보 유출 심각…경영 컨설팅서 업종 전환
"기업인 보안 감각 부족해 정보 흘리고 다녀"
갑자기 술자리 잦고 근태 불성실하면 경계해야

국내 기업들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외치지만 내부 단속이 말처럼 쉽지 않다. 중요 기술을 빼내는 핵심 인력의 전후 사정을 보면 가정적 어려움이나 채무 관계.자녀 교육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 대문이다. "한 명의 임원이나 핵심 엔지니어가 가진 비중은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인원 관리를 해야 한다. 조직에 대한 충성도나 신뢰성들을 끊임없이 체크해야 한다." 민씨는 직원들의 이.전직 등 신상 변화를 사전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내부 통제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면서 직원들의 근무 태도와 건강은 물론 평소 잘 출근하는 직원이 지각을 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퇴근을 빨리 하거나, 전화를 많이 거는 등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민씨는 보기 드문 프로필을 갖고 있다. 보통 정보 관리 전문가라면 경영에 어두운 데 반해 민씨는 정보와 경영 컨설팅 두 분야 모두 전문가이다. 정보 관리는 군대에서 배웠다. 특수 정보부대의 정보 분석관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당시 국내 일반 정보기관에서도 만져 보기 힘든 첨단 기기들과 정보들을 많이 접했다. 제대 후에는 정보 관리와는 전혀 상관없이 호주 시드니대학에서 MBA를 공부했다. 학업을 마친 뒤 국내 여러 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영 정보가 너무 쉽게 유출되는 현장을 목격한 뒤 군 주특기를 살려 경영 보안 컨설팅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실 우리 기업만큼 위아래 정보 소통이 안되면서 외부로 정보 유출이 많은 경우도 없다. 자신이 업무상 얻은 정보는 꼭꼭 숨기면서 외부인과 대화에서는 마치 자랑하듯 떠벌린다는 얘기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일본 기업 임원을 만나면 아무리 백발이 성성한 70대 임원이라도 일단 수첩을 꺼내들고 메모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대로 회사에 보고한다." 만약 보고 내용이 부실하면 회사에서는 그 사람이 회사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런 보고 과정에서 자신이 한 말도 체크되기 때문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매우 신중을 기하게 된다. 국내에서 한때 유행했던 지식 경영과 정보 보안을 일본 기업들은 간단히 처리하고 있다는 것.

민씨는 가끔 TV 화면에 경찰이 기업에 들이닥쳐 압수 수색하는 장면이 나오면 웃음을 참을 수 없단다. "문제 기업 대부분의 임원들은 경찰이 몰려오기 전에 말단 직원만 남겨두고 모두 도망간다. 실제 어떤 기업의 압수 수색에서 경찰은 자리를 지키고 있던 말단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었다." 평소 정보 보안 교육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원하는 자료를 모두 주었다는 말이다.

요즘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찰청이나 공기업 등에서 강의 스케줄로 바쁜 민씨지만 일반인들의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개설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의 인터넷 블로그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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