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정의가 살아 남는다[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1-30 오후 6:11:00
평생직업의 시대

직업선택의 환경이 바뀌고 있다.

1. 돈, 명예, 권력을 한꺼번에 얻는 직업
2.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3. 그래도 정의가 살아남는다
4. 내가 원하는 직업을 구하라

3. 그래도 정의가 살아 남는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충격을 받는다. 젊은이들은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현재 한국의 직업적 특성을 많이 참고로 한다. 당연한 사실처럼 포장된 비공식적인 내용이나, 풍문으로 떠도는 소문을 정설이나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문제가 있다는 점에 물론 동의한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남겨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학생들은 주로 이런 질문들을 한다. 공무원은 ‘급여가 낮지만, 뇌물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데 사실이냐?, 어떤 기업은 ‘급여보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챙길 수 있는 불법적인 돈이 많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광범위한 현상인지, 아니면 일부 특이한 현상인지도 묻는다.

한국은 ‘뇌물공화국’인 것 같다. 좋은 간판으로 사회의 부를 재분배하는 대기업이나 공무원 같은 직업을 가지면 이해관계자들이 알아서 뇌물을 준다. 술을 접대하기도 하고,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학문의 전당이라고 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종교계에까지 깊게 뿌리내린 것이 뇌물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패한 곳이 경찰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도덕 윤리를 가르치는 학교 교사에서부터 일반 기업에 이르기까지 뇌물이 통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아마 직장인들이 자기 급여만으로 생활한다면, 기형적인 사교육시장이나 고급 유흥업소가 호황을 누리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자기 월급으로 하룻밤에 수백만 원하는 술을 마시고, 아무리 자녀교육이 중요하다고 해도 월 수백만 원 하는 과외를 계속 시킬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공무원이 유산을 받지 않고 돈을 많이 벌었다면 뇌물을 받았거나 불법적인 투기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월급만 모아서 수십억 원을 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주위에는 공무원으로 수십억 원을 벌었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불가사의한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학생 때는 도덕을 중시하고, 정의를 외치던 사람도 막상 직장에 들어가고, 권한을 가지게 되면 ‘세상이 다 그렇다’고 하면서 부정을 현실로 받아들인다. 그게 관례며 보수라고 인식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들이 민주화와 교육의 정상화를 부르짖었던, 소위 말하는 386세대들이다.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 사교육시장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하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주 듣곤 한다. 틀에 박힌 주입식 교육의 잘못을 성토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시험준비용의 사교육으로 돈을 번다. 정치분야에서도 386 대표 주자들이 뇌물수수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S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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