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1-28 오후 6:00:00
평생직업의 시대

직업선택의 환경이 바뀌고 있다.

1. 돈, 명예, 권력을 한꺼번에 얻는 직업
2.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3. 그래도 정의가 살아남는다
4. 내가 원하는 직업을 구하라

2.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여 전제정치를 펼친 진시황도 무소불위(無所不爲)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지만, 진정한 명예는 얻지 못했다. 그는 고작 아방궁(阿房宮)으로 불리는 사치와 분서갱유(焚書坑儒)로 표현되는 학문을 탄압한 폭군으로서의 불명예를 얻었을 뿐이다. 진시황의 친아버지로 추정되는 여불위(呂不韋)도 현재 가치로 따지면 중국 역사상 가장 부자로 막대한 재산을 모았고, 부를 기반으로 중국 최초의 통일대업을 이루면서 진시황의 실질적인 아버지로 행세하였다. 그러나 하늘에 태양이 2개일 수 없다는 간단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진시황과 권력을 다투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지만, 적당한 시점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멀리 중국 역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국의 현대사를 들여다 보면 한 가지 이상의 목표에 욕심을 내다가 인생에 오점을 남긴 사람이 많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있다.

전두환 씨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무자비하게 독재정치를 했지만, 재임시절에 안정적인 물가관리, 경제발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유치 등으로 그다지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군인으로 청렴했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퇴임했지만, 뒤늦게 기업인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거둬들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그는 국가의 뇌물환수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통장에 수십만 원 밖에 없다고 큰소리쳤다. 그래놓고 해외여행도 잘 가고, 골프도 자주 친다. 어디에서 돈이 나오는지 모를 일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제 그를 ‘파렴치한 것도 모자라 뻔뻔한 인간’이라고 비웃는다. 최근에 수천억 원의 미납 추징금 강제징수를 회피하기 위해 몇 백만 원의 세금을 납부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대구의 어떤 단체에서 강연하고 받은 돈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단체가 그를 불러 강의를 듣고 고액의 강연료를 지불했는지 궁금하다. 한때 국가지도자였던 사람인데, 어떤 통치철학을 가지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정주영 씨도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불가능해 보이던 많은 일을 성공시켰고, 한국 경제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고용효과와 연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조선, 건설, 자동차 등 국가기간산업에 주력하여 현대그룹을 재계 서열 1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사업을 하면서 정치인으로부터 받은 설움이 많았던지 정당을 창당하여 대통령에 도전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가 최고의 권력까지 얻고자 한 것이다. 대기업에 대한 국민의 비호감은 그가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만약 정주영 씨가 조금 더 장기적으로 봤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에 쏟아부은 돈으로 추정되는 수천억 원으로 수십만 채의 아파트를 지어 집 없는 서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죽기 전에 어처구니 없는 말년을 보내지도 않았을 테고, 국민들이 오히려 그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서명운동까지 벌이지 않았을까.

유명한 성직자가 성금을 횡령했다거나, 이미지가 좋았던 언론인이 정치인이 되어 인생 말년에 세상의 모든 욕과 비난을 듣는 경우도 많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대학교수 중에도 정치판에 뛰어든 후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 찍혀 말년을 쓸쓸하게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요즘 말하는 폴리페서(polifessor : 현실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수-편집자주) 라고 불리는 사람들인데,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자신의 학문적 양심마저 버리기도 한다. 한반도 대운하건설논란이 일어났을 때 어느 유명한 대학교수는 대운하에 배가 다니면 배의 스크루가 돌면서 수질정화를 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 수준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박사학위를 받고, 유명대학의 교수로 재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은 ‘요지경’세상임에 틀림이 없다.

(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S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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