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개천에서 나는 용은 없다[직업은 인생이다:평생직업의 시대][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1-19 오후 5:13:00
평생직업의 시대

직업은 인생이다

1. 돈 때문에 직업을 가진다?
2. 88만 원 세대와 사오정 세대
3. 더 이상 개천에서 나는 용은 없다

3. 더 이상 개천에서 나는 용은 없다.

흔히들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 부른다. 자본주의의 성공모델이고, 열심히 노력만 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고, 출세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정말 미국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일부 출신 성분이 좋은 백인들에게는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흑인, 황인종, 히스패닉이나 기타 소수민족에게는 허울 좋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인종차별 외에도 소위 말하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사회의 곳곳에 냉엄하게 존재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러한 신분제와 차별은 유럽, 일본, 동남아 국가 등에서도 존재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오히려 한국이 기회의 땅이었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돈도 벌 수 있고,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도 갈 수 있다. 가난한 집 자식도 머리 좋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신분의 제약 없이 최고학부에 갈 수 있었고, 고시와 같은 시험제도를 통해 상류층에 진입할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 있었다.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승진의 제약도 없다. 농사꾼의 자식도 대통령이 될 수 있고, 막노동자의 자식도 대법관이 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러나 최근 빈부격차의 심화, 공교육의 부실 등의 현상으로 직업의 대물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고, 대학에 합격한다고 해도 등록금이 비싸 가난한 사람은 다닐 수도 없다. 과거 신분상승의 지름길이었던 고시도 이제는 많이 변형되어 아무나 공부한다고 합격할 수 있는 제도가 더 이상 아니다. 법률가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스쿨(law school)의 등록금은 연간 수천만 원이나 되고 그 과정을 전부 마치기 위해서는 억대 이상의 돈이 들어간다. 고급공무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행정고시, 외무고시도 외국어능력, 학위, 기타 자격증을 요구하는 특별전형이 점차로 확대되고 있다. 외국어능력이나 학위 등은 돈으로 어느 정도 쉽게 갖출 수 있는 요건에 해당된다. 가난한 사람이 노력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외에도 현대판 ‘음서제도’로 불리는 특별채용이 광범위하게 난무하여 직업의 세습이 용이해졌다.

하지만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개인이 이런 현실을 불평만 한다고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정부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이나 고위관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반인들이 알아차리기 어렵게 보다 교묘한 방법으로 포장하는 제도를 선택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나름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라면 가급적이면 불평보다는 어떻게든 모든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기르고 끊임 없이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S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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