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은 성과관리제도를 개선해야[성과보상시스템을 개선하라][삼성문화4.0-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1-18 오후 8:54:00
성과보상시스템을 개선하라

1. 강한 기업문화가 좋은 성과를 낸다.
2. 성과 관리에 중요한 리더십
3. 상생은 성과관리제도를 개선해야
4. 잘못된 성과관리는 경쟁력 저하
5. 객관적인 평가자료로 성과보상 재정립
6. 도요타의 검증된 성과관리지표

3. 상생은 성과관리제도를 개선해야

삼성전자가 협력업체와 상생을 위한 ‘공동 기술개발 지원세터’를 만들었다. 반도체와 LCD 설비를 국산화하기 위한 기술인력, 실험실, 초정밀 계측장비, 핵심원자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각종 지원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개별업체의 수준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해외 기업과의 기술교류나 협력사업도 지원한다.

이런 노력을 보고 협력업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삼성은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개발한 기술을 ‘빼앗아 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비를 조금 지원하고 협력업체가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무상으로 빼앗거나 납품물량 배정을 미끼로 공동 소유하려고 한다는 불평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의 연구실에 앉아 있는 직원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아이디어 제품을 창안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의 연구실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기업의 연구실은 기초 기술개발에 매진하도록 하고, 자유로운 사고가 필요하고 수많은 시행착오가 요구되는 일은 ‘고 위험, 고 수익’을 기대하는 중소기업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대기업은 필요하다면 돈으로 그 기술을 사면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기술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하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산다면 수많은 중소기업이 열정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이런 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애플이나 구글과 같이 한국의 대기업도 혁신적인 중소기업의 M&A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협력업체와 진정한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직원 평가제도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연구실에 앉아 있는 직원에게 결코 할 수 없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 연봉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말도 되지 않는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어떻게든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직원은 비열한 하이에나가 되고, 이는 협력업체와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문 경영인도 월급쟁이에 불과하고, 자신의 성과도 이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의 방식을 바꿀 수 없다.

결국 이건희 회장이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꿈꾸고, 지속적인 혁신 아이디어를 약탈이 아니라 매수를 통해 공급받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삼성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잘못된 성과제도와 기업문화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건희 회장 한 사람뿐이다. 보상시스템이 우수기술을 개발할 직원뿐만 아니라 개발을 지원하였거나 기술을 보유한 우수 협력업체를 찾아낸 직원까지 포함한다면 협력업체와 상생노력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 볼 수 있다.

(삼성문화4.0: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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