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의미 [내부고발과 윤리경영(민진규 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0-16 오후 4:22:00

공(公)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역할과 의미

6.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의미

‘왜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자 문제를 다루고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일반 민간조직, 기업과 달리 공조직은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기업을 예로 든다면 법적으로 주주가 주인이며, 주주는 법률적·윤리적인 문제만 없다면 마음대로 어떤 직원이라도 해고할 수 있고, 기업의 이익을 자의적으로 처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조직의 주인은 공조직 직원, 즉 공무원이 아니라 ‘국민’이다. 문제는 많은 공무원들이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 이런 인식의 토대 위에서 내부고발제도 자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내부고발자를 ‘조직의 배반자’로 분류하여 불이익을 준다.

[그림 20]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존재 의미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존재 의미는 세 가지다.
첫째 관료제도의 실패에 대한 보완의 필요성이다. 정부의 부정한 활동이나 공익을 위험에 몰아넣는 관료제의 실패에 대응하고 보완해줄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 관료들이 담합하여 사정기관을 기만하고, 사정기관도 ‘초록은 동색’이라고 제 식구 감싸기 차원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감시활동이 제대로 미치지 않을 경우 국민은 철저하게 속을 수밖에 없고, 국민의 이익은 소외된다. 따라서 관료제 내부의 실패를 지적해 줄 내부 직원의 참다운 용기와 양심은 보호돼야 한다.

둘째 공조직 직원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자신도 직원의 신분에 앞서 공조직을 운영하는 재원인,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의 일원이고 사회가 건전하고 평등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사회 구성원이다.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이 높아지게 되면 자신, 혹은 자신의 자녀세대가 갚아야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셋째 가장 기초적인 원칙인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인 시켜주는 일이다. 국민은 공무원에게 세금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업무를 수행하게 했지, 권한을 남용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라고 한 것은 아니다. 위에서 지적하였지만 많은 공조직 직원들이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도 공무원에게 국민의 머슴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국민에게 서비스하고 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역설적으로 공무원들이 국민의 머슴이 아니라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떤 전문가들은 청와대와 대통령이 공무원이 머슴이 되라고 하는데, 지주로부터 소작지의 관리와 감독을 위임받은 마름 역할을 한다고 비꼬고 있다.

지금까지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역할과 의미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의 대상을 알아보고, 내부고발의 부정적, 긍정적 관점을 동일한 비중으로 제시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부고발자를 활성화시킬 세 가지 방안과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이 활성화될 경우에 예견되는 문제점도 알아보았다.

다양한 관점에서 내부고발을 다루는 목적이 결국은 공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돼, 국민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공조직 직원은 자신을 위해서 조직을 유지하고, 권한을 늘리려고 한다. 결국 조직의 건전한 발전과 자신들의 역할, 즉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내부고발자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내부고발과 윤리경영 p104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2009년 2월 20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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