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의 대상 [내부고발과 윤리경영(민진규 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0-13 오후 2:38:00

공(公)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역할과 의미

2.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의 부정적·긍정적 관점

공조직에 속한 직원 중에 내부고발을 반기거나 달가워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내부고발이 대상이 되는 불법적, 탈법적 직무권한을 오히려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된 특권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권은 심리적 만족을 줄 뿐만 아니라 금전적 이익을 가져둔다. 그렇다면 이렇듯 내부고발이 공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그 이유를 살펴보자

[그림 18]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의 부정적·긍정적 관점

첫째 철통 같은 관료제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린다. 한국의 관료조직은 조선왕조 개국 이래 유교적인 전통에 입각한 거의 무조건적인 ‘상명하복’에 길들여져 있다. 당연하게 위계질서에 따라 조직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내부고발도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부고발 자체를 아랫사람의 ‘하극상’으로까지 인식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식은 내부고발자의 공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사적인 생활까지 침범하여 ‘인격적인 수양이 부족하다.’ 거나 ‘부모도 알아보지 못하는 후레자식’이라는 식의 비난까지 서슴지 않는다.

둘째 내부단결을 해쳐서 오히려 조직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 조직원들끼리 서로 감시하고, 관행적으로 하던 업무까지 내부고발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입장에서 신뢰가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의 효율성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사회적 공익과 정의를 해칠 수 있는 효율성이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연구하고 토론해봐야 하지 않을까.

셋째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된다. 공조직의 직원들은 대부분 엘리트주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또 전통적으로 대기업 같은 사조직에 비해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민원인에게 정보유출이나 업무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는 관행에 익숙해져 있다. 예전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열악한 급여를 일부 보전받는 일반적(?) 관행을 내부고발로 몰아가면 사기가 저하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관점과는 달리 내부고발이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의 논리도 있다.

첫째 조직원들의 직업윤리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부고발의 사례를 보면 조직의 오랜 관행이나 재량권에 관련된 부문이 많고, 실제 이러한 논리로 문제 제기 자체를 부정한다. 최근 민주화와 세계화의 흐름 속에 공조직이 그동안 당연하게 인식하던 보편적 가치가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글로벌하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에 의해 공조직 직원들의 직업윤리가 새롭게 확립되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둘째 잘못된 관행이나 투명하지 못한 의사결정과정 등이 변하면서 합리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된다. 어떤 조직이든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건전한 비판과 토론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단순한 자연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아무리 유능한 지도자라고 하여도 아집과 독선을 가지고 있으면 조직뿐만 아니라 자신도 위태롭게 만든다. 공조직에도 투명경영과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을 시대적 흐름으로 인식하려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셋째 직원들의 직무만족도가 높아진다. 직원도 인간이기 때문에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의사에 합당한 지시를 받고 업무를 수행할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공조직을 지원할 때 가졌던 목표와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의 프로세스와 결과가 일치해야 한다.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가 없이는 단조로운 업무와 낮은 급여로 만족하기 어렵다. 따라서 최소한 자신이 수행할 업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발적인 노력이 유도될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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