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기업문화[Organization: Job & People][9-4]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08-17 오전 8:59:00

기업문화분석

9편 한진그룹의 기업문화

한진의 Organization: Job & People

한진의 조직은 유통기업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물류업의 속성상 일의 업무 분담을 잘 되어 있지만 사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낮다. 유통기업이 업무 분장이 잘 되어 있어 유∙무형의 업무매뉴얼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직원의 이직이나 순환보직으로 인한 업무의 중단이나 부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지닌 기업은 직원은 대체품, 소모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기업이 롯데그룹이다.

한진도 물류가 인프라 산업이라고 판단해 장비나 시설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였지만 정작 중요한 사람에 대한 투자에는 인색했다. 물류사업이 서비스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본다. 서비스사업은 사람에 의해 혹은 사람의 태도에 의해 제품의 품질(quality)이 결정된다. 미국의 Southwest Airline은 새로운 기종의 항공기를 도입하기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 해 창사 이래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직원이 자신의 친구나 가족들을 회사에 입사하도록 권유할 정도로 일하기 좋은 회사로 꼽힌다.

최근에 한진의 인사정책 단면을 볼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났다. 2012년 4월 약관의 나이에 대한항공의 마케팅 상무 겸 진에어 광고마케팅 전무를 겸하고 있는 3세가 여행사 대표와 트위터 논란을 일으켰다. 계열사인 진에어 여승무원의 유니폼이 짧다는 의견에 대해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식의 의견을 올려 온라인에서 논쟁이 발생했다. 논란의 초점은 막강한 힘을 가진 대기업의 오너가 일개 여행사 대표를 상대로 말도 되지않는 트집을 잡는다는 것이었지만 나는 다른 이슈를 봤다.

고위 임원이 근무시간에 트위터를 할 정도로 한가한지, 아님 결국 허풍으로 종결된 업무의 중요도를 판단할 능력이 없는지, 여행사도 항공사의 주요 이해관계자인데 고객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등이다. 특히 중요 임원이 자신의 기업 4가지 미션 중 하나인 ‘관계혁신’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일개 승객도 아닌 여행사의 대표, 즉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와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는 것은 관계를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깨는 것이다.

그리고 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 놓은 대책은 더 한심하다. 모든 임직원의 트위터 사용을 금지했다고 한다. 문제를 초래한 당사자에 대해 경고를 하고, 근무 중 업무와 관련 없는 트위터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정상적인 대책이다. 임원의 잘못된 행동을 싸잡아 직원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도 대한항공은 승무원의 복장, 행동지침 등 복잡하고 엄격한 복무규율로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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