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성과주의 단점 극복한 기업들 [매일경제 기사소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9-30 오후 2:13:00

[커버스토리] 성과주의 단점 극복한 기업들

도요타, `부하직원 육성 `포함 등 전통 문화 유지로 극복
펩시콜라, 전사-개인간 합의성과 전체 부서원이 공유

기사입력 2011.09.16 13:52:28

지난 십수년간 한국 기업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성과주의-연봉제가 최근 여러 문제점을 보이면서, 전통적 성과관리-보상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고 한계를 극복한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해온 민진규 컨설턴트는 그의 저서 `삼성문화 4.0`에서 도요타의 성과주의 폐해 해결 사례를 제시했다.

도요타는 세계적 추세와 달리 성과주의를 늦게 도입한 편에 속한다. 2009년 처음 성과주의를 도입한 도요타의 CEO는 금세 실망했다. 내부경쟁을 통한 생산성 제고 효과와 조직에 불어넣은 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성과주의의 전형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팀워크보다 개인 성과에 치중하기 시작했다. 또 자신의 업무를 후임자에게 제대로 전수하지도 않았다. 중간관리직이 사라지면서 조직 내부에 소통의 문제도 생겼다. 선후배 관계가 강했던 일본의 전통적인 기업문화를 갑작스럽게 서구식 수평조직문화로 바꾸니 관계가 불분명해졌고 직원들 사이에 소소한 감정싸움이 발생했다.

이 같은 부작용이 드러나자 도요타 경영진은 곧바로 제도 보완에 착수했다. 우선 직원 평가 항목에 `부하직원 육성`을 포함시켰다. 자기 스스로의 성과뿐 아니라 부하직원의 능력 개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받는 것이다. 직장 선배들이 입사 3년차 미만 신입사원들을 관리하는 문화를 그대로 뒀고, 직장 내 운동시설, 라운지, 사우나 등을 만들어 직원들이 다방면에서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즉 서구의 성과주의를 도입하면서도 도요타의 전통 문화가 유지되도록 했다. 성과주의 초기 도입 시 발생했던 문제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의 저자 개롤드 마클은 그의 저서에서 미국 콜로라도의 한 병원이 성과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한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콜로라도 병원은 1990년 전통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후 약 10년 동안 내부 임직원들로부터 `복잡하고 무의미한 평가항목이 많다` `성과평가를 최소화할 수 없느냐`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CEO는 과감히 전통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을 버리고 APOP(Annual Piece of Paperㆍ연간 면담보고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APOP 시스템이 도입되자 관리자들은 매년 각 직원들과 그들의 성과에 대해 면담을 하게 됐다. 면담에 앞서 상사는 직원에게, 직원의 기여도를 높이고 직원을 성장시키기 위해 상사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지를 보여준다. 물론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면담이 끝나면 면담을 했다는 증거로 종이에 서명을 하며 날짜, 시간, 장소, 모임의 의제만을 기록한다. 등급이 매겨지거나 보상과 직접 연결시키는 일은 없다. 현재는 직원 학습계획을 작성하는 등의 몇 가지 작업이 추가된 채 약 10년간 잘 유지되고 있다.

마클을 비롯해 인사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성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통적인 `평가→보상` 체계를 `코칭→평가→보상` 체계로 바꾸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코칭`이란 직원이 평가서를 일기 쓰듯이 매일 쓰고 이후엔 이 평가서를 기본으로 자신의 직무 능력 발전 프로세스를 자신의 멘토와 함께 평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형태의 시스템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도입되고 있다. 미국 음료업체 펩시콜라는 전사-본부-팀-개인 간의 합의된 성과를 전체 부서원이 공유하고 있으며,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개별 직원이 작성한 목표평가서를 분기별로 제출하도록 독려한다. 정지영 머서(MERCER) 부사장은 "국내 기업으로는 SK와 POSCO가 이와 같은 코칭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선도적으로 성과주의와 연봉제를 도입했던 미국에서는 최근 연공서열제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의 저자인 클라우디오 아라오즈 이곤젠더인터내셔널 글로벌 파트너는 "실적주의 대신 기업 수익을 나누고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문화가 유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징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와치텔(Wachtell), 립턴(Lipton) 등 법률회사와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를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연공주의가 사내 질서를 튼튼히 하고 지식 공유를 활발히 해 더 높은 수익과 나은 평판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성과주의의 폐해를 완전히 극복하기 위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앞선 기업들의 사례에서 보듯 각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 성과주의가 갖는 장점을 살리되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CEO와 인사담당자가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는 것이 인사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고승연 기자 / 조진형 기자 / 황미리 연구원]

[출처: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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