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윤리경영:한국환경공단2편]감사실장 등 최고위층까지 향응받아 ‘충격’[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3-09-05 오전 10:03:00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국내와 해외의 연구성과물을 토대로 현실적인 새로운 지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3년 07월 24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한국환경공단 편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업진단-윤리경영]

[김백건(金白巾)의 윤리경영 대해부(47) - 한국환경공단 2편]

감사실장 등 최고위층까지 향응받아 ‘충격’

공단 발주사업의 70% 대기업이 수주 중소기업 차별

입찰관련 심의위원 절반 이상 뇌물 수수 구속되기도


▲ 외국인 이주노동자로 구성된 ‘샬롬자원봉사대’와 내국인 ‘초롱봉사회’가 참여해 경기도 마석공단 내에 방치된 쓰레기 청소 및 환경개선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의사결정과정(Communication)=환경공단은 지난 몇 년 동안 주요 경영진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고, 현재도 일부 경영진은 비전문가인 낙하산 인사다. 낙하산 인사들이 전문가도 알기 어려운 환경문제를 해결하거나 주요 업무에 대해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란 어렵다. 직원들이 비리에 연루되고, 국가예산을 보는 사람이 임자라고 빼 먹는 것도 경영진의 능력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환경공단은 자체적으로 수익사업을 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부의 예산으로 조직이 운영되기 때문에 아무런 책임 없이 국가예산을 사용한다. 서로 책임을 지지 않거나 혹은 서로 공범이 되도록 만들어 부정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없애고 내부고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내부의 의사소통은 조직적으로 매우 원활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외부의 철저한 감사가 아니면 조직내부 부정행위를 색출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내부의 원활한 의사소통노력과 달리 외부와의 의사소통은 단절되었다. 엄청난 예산을 주무르면서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데, 낮은 자세로 외부와 소통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슈퍼 갑’으로 행세하면서 돈도 챙길 수 있는 자리는 흔하지 않다.

최대 이해관계자 국민은 소외

◆이해관계자의 배려(Stakeholders)=2012년 폐기물 재활용업체와 화장품업체 등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 업체는 폐기물품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관련 법률을 위반했지만, 이는 서류처리의 미숙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공단은 법규를 위반한 것이 명확하다고 말한다. 환경산업을 활성화하고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2012년 12월 출범한 환경산업협회와 환경관리공단과의 밥그릇 싸움도 치열하다. 민간건설회사, 환경부의 환경산업 공무원들이 주축이 된 환경산업협회가 해외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관리공단이 반발하고 있다.


▲ 대덕의 한 자원재생업체에서 직원들이 가로등 폐기물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환경공단의 최대 이해관계자는 업체나 협회가 아니라 국민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예산을 사용하고, 서비스의 최종 소비자가 국민이기 때문이다. 환경공단이 임직원과 일부 관련자들의 밥벌이 장소이고, 예산으로 벌이는 사업이 뇌물을 챙기는 도구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직원이 100원의 뇌물을 받으면 업체는 최소한 1000원의 이익을 챙기고, 사회적으로는 1만원의 손실이 생긴다. 자신이 받는 뇌물이 사회적으로 몇 백배의 피해를 끼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특히 환경분야에서는 뇌물의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윤리경영을 더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경영투명성(Transparency)=환경공단의 경영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공단이 경영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돈 먹는 하마에 불과하다. 재무제표에 따른 경영성과를 평가하기보다는 비리백화점으로 부를 정도로 만연한 비리행위만 점검해 보자. 2011년 입찰비리가 2012년 4월에 밝혀졌다. 환경공단 설계분과 심의위원 23명이 건설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해 이들 중 13명이 구속 기소되었다. 뇌물을 받은 환경공단 직원은 팀장, 처장 등 고위급이었고, 대학교수, 특허청 직원 등 다양했다. 대학교수가 소속된 대학도 부산대, 호서대, 창원대, 중앙대, 동국대, 인천대, 청주대, 경희대 등 한국의 주요대학이 전부 연루되었다. 뇌물을 공여한 건설회사도 효성, 포스코엔지니어링, 코오롱워터텍, 한솔이엠이 등 국내 환경관련 기업이 망라되었다.

이 외에도 2012년에 다양한 비리들이 적발되었다. 2012년 6월 감사원의 감사결과 고양시 백석환경에너지시설을 준공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공단 임직원의 부실업무가 지적되었다. 포스코건설이 시방서대로 준공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공단 직원이 우선 준공 처리해 주었다는 사실이 발각된 것이다. 8월에는 환경부 감사결과에 의거 경영지원본부장, 감사실장 등 15명이 향응접대를 받아 인사 조치되었으며, 처벌을 받은 15명 중 9명은 최고직급인 1급이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환경공단 임직원 21명이 하남시 환경기초시설 현대화 및 공원조성 사업을 낙찰 받은 건설업체로부터 집단향응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환경공단은 비위가 드러난 직원 21명 중 11명만 중징계 해 논란을 초래했다.

새 이사장 윤리경영 노력에 기대

‘해외 신사업’ 추진은 평가할 만


▲ 인천환경공단은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사랑의 주말농장 개장식을 승기사업소 내 주말농장 부지에서 결혼 이민자 20가족, 사할린 귀국 동포 10가족과 환경공단 직원 30명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회가치 존중(Reputation)=환경공단은 비리행위가 많은 것도 문제가 되지만 기본적인 사회가치를 존중하려는 자세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환경공단이 발주한 사업의 70%를 대기업이 수주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공단이 추진하는 상하수도 공사는 대기업이 시공하지 않아도 되고, 기업 간의 특별한 기술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단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턴키방식의 입찰을 고집하면서 비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들 사업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금액이 크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주전쟁을 펼치면서 뇌물사건을 초래한다.

하지만 부실경영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려는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2010년부터 포스코와 협력해 인도네시아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에 진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2012년 12월 UN의 해외 정책 청정개발체제(P-CDM: Programmatic Clean Development Mechanism)에 스리랑카 폐기물 퇴비화 사업을 등록했다. 이 사업은 매립하던 음식쓰레기와 같은 유기성 폐기물을 퇴비화하는 사업이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라고 볼 수 있다.

2013년에도 해외사업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주요 해외사업은 5대 사업분야인 물환경, 폐자원, 기후대기, 유해물질관리 및 연수 등과 3대 유형인 공적개발원조(ODA),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설계-구매-시공(EPC) 등이다. 현재 동남아시아 위주의 사업을 멕시코와 중남미 지역, 동유럽, 아프리카까지 확장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수익성이 있는지 여부와 환경공단이 추진해야 하는 사업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공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펼치지만 사장의 실적을 챙기기 위한 전시행정에 불과하고, 돈을 벌기보다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다. 지난 MB정부 5년 동안 공기업이 벌인 대부분의 사업은 실패로 귀결되었고, 개별 공기업마다 수백 억 원, 수천 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 아까운 세금이 해외에서 낭비된 셈이다. 국내사업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환경공단이 해외에서 사업을 잘 추진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집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 법”이다. 세금이나 까 먹는 해외사업을 무작정 벌이지 말고 국내에서 본업이라도 제대로 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란다.

8-Flag Model로 측정한 환경공단의 윤리경영 성취도

지금까지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8-Flag Model’로 측정한 환경공단의 윤리경영 성취도를 종합하면 그림과 같다. 환경공단의 윤리경영 수준은 최근 평가한 어떤 공기업과 비교해도 더 나빴다. 2013년에 새로운 이사장이 취임하고 윤리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환경공단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없잖아 있을 수 있지만 변화된 모습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반영했다. 그나마 부실가능성이 높은 해외사업을 호의적으로 평가한 사회가치 존중만 빼면 모든 영역에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부 영역은 아예 ‘0’점을 받아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몇 가지 평가이유를 살펴보자.

Flag 1인 리더십은 일반직원뿐만 아니라 최고위급 직원인 1급의 대부분이 2012년 향응접대를 받아 인사조치를 받은 점, 2011년 입찰비리에서 수십 명의 직원들이 연루되었다는 점, 낙하산을 타고 온 전임 이사장이 윤리경영을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은 점 등을 반영했다.

Flag 3인 제도운영은 윤리경영을 감시·감독해야 하는 행동강령책임관인 감사실장마저도 향응접대에 연루되어 징계를 받아 제도운영 자체가 불가능해 ‘0’점을 줬다. 이사장이 위원장인 열린경영위원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공기업에서 이사장이나 사장이 윤리경영을 추진하는 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데 이는 윤리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요 경영진조차 비윤리적인 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주도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환경공단 청라 및 율도사업소에서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와 인천환경공단은 공동으로 ‘사랑의 김장담그기’에 사용할 배추·무 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 작업을 하고 있다.

Flag 4인 윤리교육도 나름대로 사이버교육도 하고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형식적이라는 점과 비윤리적인 행위가 가장 많이 발생한 2011년을 성공적인 해로 지칭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0’점으로 평가했다. Flag 5인 의사소통도 이익을 위한 내부소통을 원활하지만 외부와는 불통의 수준이다. Flag 6인 이해관계자 보호도 최대 이해관계자인 국민을 무시하고 있어 업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윤리경영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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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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