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한진그룹(7)]대한항공 선전속 해운 계열분리 추진 중심축흔들[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3-06-12 오후 6:17:00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기업문화 분석 도구인 'SWEAT Model'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삼성문화 4.0'을 집필하였습니다.

또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7월 11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기업문화 진단과 제언'을 통해 지속성장과 발전을 제시하는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3년 05월 29일자 신문에 실린 [한국기업문화 진단과 제언 - 한진그룹 편]을 소개합니다.

[기업문화-한진그룹 편(7)] (7)한진의 종합평가와 발전

대한항공 선전속 해운 계열분리 추진 '중심축'흔들

세계 최상의 물류기업 목표 달성 구체적 전략 필요

오너 솔선수범·조직혁신 시스템화로 사업 '선택과 집중'해야

(7)한진의 종합평가와 발전


▲ 한진그룹 사옥 전경

[그린경제=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한진이 종합물류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를 잘 정돈하고 관리해야 한다. 한진은 간판기업인 대한항공이 선전을 하고 있지만 막대한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진해운의 계열분리 움직임으로 종합물류기업의 한 축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진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 ‘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세계 최상의 물류기업 목표 달성 구체적 전략 필요

1. 5-DNA 10-Element 분석

한진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1과 같다. 한진이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전(vision)의 정립이다. ‘세계 최상의 물류기업’의 목표(goal)는 무난하지만 달성가능한지 여부도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물류시장은 막강한 ‘빅(Big) 4’가 장악하고 있어 국내 로컬기업에 불과한 한진이 세계 최상의 물류기업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추상적이고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잘 세우지만, 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사업(business)은 물류산업 자체가 블루오션에 위치해 있고,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고 있어 나쁘지 않다. 한진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성장이 정체된 것은 시장이 아니라 한진 자체의 문제에 기인한다. 물류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블루오션이라는 명백한 증거로 시장 진입자가 끊임없이 출현하고 있다. 다만 한진이 글로벌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국내 시장에서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어 중간 정도의 점수를 줬다.

한진이 우호적인 사업환경 덕분에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위험관리에는 소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완시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저가항공시장의 경쟁도 치열하고, 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진해운도 경영부실논란을 초래하고 있지만 한진이 해운을 잃을 경우 종합물류기업의 위상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한항공도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비역량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더 고민이 필요하다.

한진의 조직 중 사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은 자주 지적되고 있다. 물류가 대규모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람의 중요성이 큰 서비스산업이다. 한진이 자사의 실정에 적합한 기업문화 혁신을 한다면 성장 잠재성은 크다. 다만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업문화 혁신의 출발점은 오너의 마인드 변화와 역량강화다. 직원이 사업의 중심이 아니라 종속적인 부문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기업문화 혁신은 불가능하다.

오너 솔선수범‧조직혁신 시스템화로 사업 ‘선택과 집중’ 해야

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

한진이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2다. 비전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해 그나마 다행스럽다. 비전의 목표설정이 부실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높지는 않지만 오너가 의지만 보인다면 해소가 가능하다. 대부분이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하기는 했지만 사업, 조직, 성과는 높은 관심이 필요하다.

한진해운은 그룹분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글로벌 해운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져 있고, 독자경영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없다면 무리할 필요가 없다. 조직도 오너 일가가 사업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읽지 못하고 타성에 젖은 경영을 하고 있지 않나 우려된다. 한진이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DNA 중 사업, 조직, 성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관심은 단순한 관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3. SWEAT Model로 분석한 한진 기업문화

SWEAT Model로 한진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3과 같다. 한진의 기업문화 혁신노력을 SWEAT Model로 분석하면 유럽의 제조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E-Type Model’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제조기업이 선택하는 E-Type Model을 선택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E-Type Model이 비전에서 시작해 사업을 정돈하는 것과는 달리 한진은 사업에서 출발해 시스템에 역량을 집중했다. 사업 자체가 서비스산업에 속하고 있으면서 서비스 기업이 채용하는 혁신전략을 도입하지 않은 셈이다. 미션으로 선정한 사업구조, 가치혁신, 관계혁신 등을 부르짖지만 효과가 나지 않는 이유다.

물류사업이 서비스산업에 속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글로벌 선도 서비스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역 E-Type Model’을 선택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세계적 항공사인 미국의 Southwest Airline는 역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 구미 선진국의 성공한 글로벌 서비스기업들은 대부분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과 마찬가지로 ‘역 E-Type Model’을 선택한다. 이 모델의 장점은 조직혁신을 단행해 성과를 내는 것이다. 조직혁신 노력도 오너, 즉 위가 솔선수범(率先垂範)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한진이 E-Type Model을 선택해 기업문화 혁신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조직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직 부문에서 일의 배분, 업무 노하우의 형식지(explicit knowledge) 전환, 인재의 존중 등 현안 문제점의 개선이 시급하다. 조직개선이 시스템으로 구축되면 자연스럽게 사업의 선택과 집중, 시장접근전략 수립과 마케팅 역량은 구현된다. 그리고 E-Type Model의 취약점인 시스템과 조직의 연계도 고민해야 한다. 한진이 시스템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아 이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지만 시스템도 조직과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한진의 기업문화는 물류기업이지만 제조기업과 유사한 특성을 많이 보이고 있다. 그리고 2세 경영자, 2세에서 3세로 넘어 오면서 사업가치나 기업문화가 긍정적이 아니라 부정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그룹의 체질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약화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오너와 경영진이 합심해 기업문화를 잘 진단해 한진의 특성에 부합한 혁신전략을 세워 실천하고 기업의 비전처럼 세계 최상의 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민진규 객원기자(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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