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윤리경영:국민연금관리공단 1]자사 출신 유무 따라 증권사 등급조작 비리 반복[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2-18 오후 9:42:00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국내와 해외의 연구성과물을 토대로 현실적인 새로운 지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12월 12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국민연금관리공단 편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업진단-윤리경영]

[김백건(金白巾)의 윤리경영 대해부(14) - 국민연금관리공단 1 편]

자사 출신 유무 따라 증권사 등급조작 비리 반복

'로비 적발 금융기관 영구 거래 정지' 극약 처방 불구 근절 안돼

부정행위 등 차단 위한 임직원 행동강령 수정‧보완 노력 절실

▲ 국민연금관리공단 사옥

[그린경제=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장]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제를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하기 위해 1987년 설립한 보건복지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주요업무는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력 관리, 연금보험료 징수, 연금급여 지급, 기금운용, 가입자와 연금 수급권자를 위한 복지사업 등이다. 기금 적립액 386조(2012년 9월말 현재), 가입자 2000만 명, 수급자 300만 명으로 세계 4대 연기금으로 발돋움한 국민연금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8-Flag Model’을 적용해 보자.

반복되는 비리행위로 극약처방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

◆Leadership(리더십, 오너/임직원의 의지)=국민연금의 미션(mission)은 ‘고품질의 다양한 연금복지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의 생활안정과 노후행복에 공헌’하는 것이고, 비전(vision)은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는 세계 최고의 연금복지서비스기관(Nice Partner for a Successful life)’이다. 하위 비전(Sub-Vision)으로 국민의 안정적 노후생활실현, 기금운용 중장기 수익률 글로벌 Top, 선진형 복지서비스 제공의 선도자로 정립했다. 핵심가치는 TOP로 T(Trust)는 모든 관계에서 신뢰중시, O(Obligation)는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의무, P(Passion)는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열정을 의미한다.

경영슬로건은 ‘국민을 든든하게 연금을 튼튼하게’이고 경영이념은 기본충실 신뢰경영, 고객감동 가치경영, 지속발전 선진경영이다. 국민노후 소득보장 강화, 고객서비스 가치제고, 복지서비스 확충, 기금운용 글로벌 경쟁력 강화, 경영품질 향상 및 지속성장 인프라 확충 등 5가지 전략목표를 세웠는데 주요 전략과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국민노후 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 과제로 연금 수급권 확충, 연금제도 이해확산을 정했다. 고객서비스 가치 제고를 위해서 수급자 서비스 강화, 노후설계 서비스 내실화, 고객만족 및 권리보호 강화 등을 과제로 삼았다. 기금운용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투자 다변화, 리스크 관리강화, 기금운용 지원체계 선진화, 기금운용 역량을 제고한다. 경영품질 향상 및 지속성장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사회책임경영 강화, 경영시스템 고도화, 연구 및 IT역량을 강화한다. 국민연금은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기 위한 증권사 등의 로비가 끊이지 않는다. 국민연금 출신 직원들이 있는 증권사는 등급을 올려주고, 눈 밖에 난 증권사는 등급을 내리는 등의 비리행위가 반복된다.

2011년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증권사의 등급조작이 2007년 8건, 2008년 10건, 2009년 18건, 2010년 22건이었다. 급기야 2011년 8월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에 로비를 벌이다 적발된 금융기관은 최장 5년간 거래가 정지되고, 3번 적발되면 영구적으로 거래를 차단하는 극약처방까지 내 놨다. 비리행위로 해임된 국민연금 직원을 채용한 증권사에도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제도로 인해 비리행위가 근절될지는 미지수다.

임직원의 비리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윤리경영 준수의지가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현 이사장은 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개선효과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노후준비가 부족한 영세민과 중산층의 사회안전망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윤리경영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이사장 이하 모든 임직원들이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청렴 우수평가 와중에도 부패적발…평가 자체 문제

◆Code(윤리헌장)=‘햇살처럼 투명하게 친구처럼 든든하게’라는 슬로건을 내 세우며 깨끗하고 투명한 윤리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한다. 2000년 서비스헌장을 제정하고, 2003년 임직원행동강령도 만들었다. 윤리헌장은 투명경영, 고객보호, 합리적 업무수행, 인격과 창의 존중,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임직원의 행동강령은 공정한 직무수행, 고객에 대한 책임과 의무, 부당이득의 수수금지, 정보 및 재무관련의 투명성, 건전한 공직풍토의 조성, 기금운용관련자의 의무 등으로 구성됐다.

다른 공기업과 비교해 볼 때 윤리헌장의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다. 선언적 수준의 윤리헌장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임직원 행동강령만 볼 때 윤리헌장에서 문제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반복되는 비리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행동강령 등에 대한 수정·보완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공기업들이 매년 부족한 부문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배웠으면 한다.

◆Compliance(제도운영)=윤리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추진목표, 추진전략, 추진시스템을 정비했다. 추진목표는 ‘윤리문화 확산을 통한 투명경영 실행’이다. 추진전략은 신뢰경영, 청렴경영, 나눔경영, 상생경영이다. 신뢰경영의 내용은 VOC(Voice of Customer)강화, 심사청구, 이의신청, 개인정보보호 강화, 정부권장정책 이행이다. 청렴경영은 내부공익신고 강화, 투명한 기금운용, 공정한 계약업무로 달성한다. 나눔경영은 소외계층 지원, 저소득 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 사회공헌활동 활성화 기반마련 노력을 한다. 상생경영은 사회적 책임투자, 사회형평적 인력운영, 중소장애인 기업 지원, 농어촌 활성화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추진시스템은 윤리규범, 경영공시, 외부 회계감사, 내부 공익신고, 사회공헌활동으로 구성된다.

이사장이 윤리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감사는 반부패 청렴단을 책임진다. 감사가 이사장과 별도로 독립기구로 존재하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나 준법감시인은 이사장의 지휘감독을 받게 되어 있다. 다른 공기업이 준법감시인을 감사실에 배치해 업무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결국 이사회와 윤리경영위원회의 차이점이 토의 안건뿐이라면 새롭게 만들 이유도 없다. 윤리경영위원회는 이사장과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감사실은 온라인으로 부조리 신고센터, 클린신고센터, 클린미담 신고센터, 청렴카페 등을 운영한다. 부조리 등의 신고는 방문, 우편, 팩스, 전화로도 가능하지만 반드시 실명으로 해야 한다. 신고인, 신고내용의 비밀을 보장하고 신고에 따른 어떠한 차별이나 불이익도 받지 않는 다고 공지하고 있지만 업무관련자가 실명으로 신고를 하기는 어렵다. 내부통제시스템을 정비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내부통제시스템도 보이지 않는다. 방만한 예산운용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예산낭비신고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2009년도 경영평가 지적 사항으로 비상임 이사가 실질적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감사결과와 연계한 상벌체계의 강화 요구 등이 있다. 그동안 부실, 방만경영의 대명사로 불리던 국민연금이 2010년과 2011년도 청렴도 평가와 부패방지에서 ‘우수’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다른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우수평가를 받는 와중에도 감사원에 의해 증권사 등급조작이 적발됐다. 평가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청렴도, 부패방지 평가를 개선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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